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사람 人] 변호사·목사 겸하며 성·속을 오가는 박윤근씨

"평일엔 사람 심부름, 주말엔 하나님 심부름 합니다"

엔지니어 직장생활 접고 변호사 도전
'목사 같다'는 아들 말에 기도 끝 결심
더불어 행복한 세상에 일조하는 게 꿈


그보다 이틀 전 LA한인타운에 있는 ‘박 로펌(Park law firm)’을 찾았다. 특허법을 전문으로 하는, 인자해보이지만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변호사를 만났다. 박윤근 변호사다.

박윤근 목사와 박윤근 변호사.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변호사는 세상의 분쟁에 뛰어들어 해결해주는 ‘세상적인’ 직업. 그 반대편에는 영적이고 성스러운 일을 하는 목사가 있다. 변호사이자 목사인 박윤근씨와 함께 세속과 성스러움의 경계를 넘나들어봤다.

#1 변호사 박윤근

열세살 때 이민온 박윤근(50) 변호사는 전형적인 1.5세다. 시작은 엔지니어였다. 공과대학을 나와 항공우주산업체인 휴즈사를 다녔다. MBA를 마치고는 GE로 옮겨 계속 인공위성 관련 일을 했다. 그러다가 부인(미셸 박ㆍ마취과 전문의)이 의학박사가 되면서 자신의 길을 재 점검한다.

-인공위성 엔지니어와 변호사도 매치가 잘 안되는데요?

"그러게 말입니다.(웃음) 직장 8년 정도 다녔는데 앞으로 인생이 너무 뻔한 거예요. 마침 아내가 일을 하게 되면서 '좀 쉬자. 그런데 의미있게 쉬자' 하다 로스쿨을 가게됐습니다."

-특허법 전문인데 엔지니어와 관련이 있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에 로스쿨 3학년 때 변리사 시험을 봤는데 됐어요. '특허법 변호사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변호사로서 불만족 스러워서 목사를 하신 건 아니죠?

"(웃음) 전혀 아닙니다. 점점 일이 많아져요. 한국의 기술력이 커지면서 한국과 미국간 특허의뢰도 많아졌고 제 일도 같이 늘어납니다. 제가 올 때(73년) 한국의 기억은 가난이었는데 이제는 뭐 기술력에 국력도 커져서 마음이 뿌듯합니다."

-변호사로 가장 보람있을 때는 언젭니까?

"특허를 받으신분들은 계속 개선을 하게 되죠. 특허를 수십번 갱신한 분이 있는데 갈수록 사업이 잘되요. 변호사로서 같은 한인으로서 정말 기쁜 일입니다."

변호사로서 확고한 지식과 보람이 있는데 목사가 된 것이 더 이상하게 여겨졌다.

-변호사가 먼저 되고 목사가 되신 건가요?

"네… 지금도 뚜렷한 기억이 하나 있는데… 94년도예요. 변호사 시험 3일차를 치고 집에 왔어요. 마당앞에 메일함을 여는데 작은아들(마이클 박ㆍ21)이 쪼르르 달려와서 '아빠! 아빠 목사님 같애' 이러는 겁니다. 변호사 시험을 치고 왔는데 말이죠. 그리고는 들어가서 아내와 함께 기도를 했어요. '저를 부르시는 겁니까?'하면서요.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났습니다."

#2 목사 박윤근

16년 전의 일인데 변호사 시험날의 기억을 소상히 하고 있었다. 안수집사로 라하브라 삼성장로교회에 있던 중 또 다른 일이 생긴다. 97년도다. 목사 한분이 신학교 가라고 입학 원서를 들이민다. 그후 신학 공부가 시작된다.

-변호사면서 목사로 개척교회를 하겠다는 생각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네… 맞아요. 2002년에 목사안수 받고 2005년에 교회를 개척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제가 한 것 같지 않아요. 하나님이 '해야한다'고 하신 것 같아요."

-신도들 대부분이 미국인들입니다.

"한인분들은 정말 교회에 열심이세요. 교회와 성도들이 거의 하나죠. 근데 저희 교회는 어떻게 보면 정말 미국식입니다. 예배는 등록신자가 거의 다 나오는편이구요. 기도도 뜨겁습니다.(실제 예배가 은근한 가운데 뜨거웠다). 그래서 저는 예배 말씀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준비하다 토요일 밤새는 적도 많죠."

-변호사고 부인이 의사면 돈 걱정은 없으실 것 같은데 목사 월급도 있나요?

"하하하 이 인터뷰는 정말 전부 다 물어보네요. 돈 걱정은 크게 없죠. 목사 사례는 있습니다. 저희는 목사의 하우징 부분 중 일부보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목사님이 4분이신데 많지는 않지만 사례는 있구요."

전혀 새로운 장르의 목사가 아닌가 싶었다.

#3 변호사+목사 박윤근

세상적인 직업 변호사와 성스럽고 영적인 목사… 두 개가 어울릴수 있을까? 그래서 구체적으로 물었다.

-의뢰인은 변호사가 좀 부도덕하게라도 자기 편을 들어주길 원할텐데 그럴 때 목사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네? 하하하. 그렇네요.(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란다) 근데 정말 다행스러운 게 특허법은 그런 경우가 드뭅니다. 특허 등록이라든지 상표권 무단 사용 같은 경우도 첫단추 잘못 꿰면 두고두고 문제가 됩니다. 의뢰인이 오시면 모두 까놓고 그 안에서 최대한(최소한) 으로 만들자고 합니다."

-의뢰인과 상담이 끝나면 손 붙잡고 기도도 하십니까?

"(웃자고 한 질문인데 진지하다) 그럼요. 진심으로 진심으로 그 분이 하시는 일이 잘되고 해결되길 기도해드립니다. 기도하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문제도 더 잘풀리는 것 같고."

-계속 의문인데 어떻게 변호사 목사를 같이 할 생각을 하셨어요? 쉬는 날도 없는 거 아닙니까?

"제가 한 게 아닌것 같아요. 제가 했다면 월~금은 변호 토~일은 설교 이런식으로 안 살겁니다.(웃음)평일엔 사람 심부름 주말엔 하나님 심부름 하면서 산다고 할까요."

-지금 60명 정도 예배보는데 더 부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네. 그렇죠. 저는 지금도 좋습니다. 설교할 때 한명한명 눈 마주치는 게 더 은혜스럽죠."

-변호사 목사로서 앞으로 꿈은 뭔가요?

"지금 저희교회 성도들 70여명 그리고 우리 펌 직원들 17명 그리고 제 가족들 모두 하나님안에서 행복한 겁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모든 의뢰인들 그리고 한인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 그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할거구요."

만난사람= 천문권기자 [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