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 보다. 미국의 실업률은 9.5%에서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노동절에 위스컨신주 밀워키에서 500억 달러를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하여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즉시 반대를 외쳤다. 더 이상의 재정적자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며 초기 오바마 정부가 의회로부터 승인 받은 9000억 달러의 재정지출이 실패로 끝났다고 오바마 정부를 공격했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결탁한 금융자본주의가 결국 미증유의 자본주의 위기를 불러왔다. 금융기관이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이 없는 기업가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와 수수료만 받으면 자본주의는 정상적으로 굴러간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될만한 기업에게 은행이 돈을 빌려주어 기업도 성장하고 은행도 성장한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알려진 월가의 행태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상식을 초월하는 그야말로 복마전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자본주의 자체를 혐오하게 만든 사건인지도 모른다.
과거 공산주의가 언제나 내세우는 선동문구는'우리는 실업자가 없다. 그리고 모두 평등하게 살아간다'였다.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였다.
쉽게 말해 매년 1000만개의 신발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고 가정하면 자본주의 체제의 신발공장 사장은 원가를 계산해서 100명 정도의 인력만 고용한다. 그래야 경쟁사를 이길 수 있다.
그러나 공산주의 체제의 신발공장은 중앙당이 배정하는 인력은 모두 받아야 한다. 시장과 경쟁이 존재하지 않고 사장이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결국 공산주의는 사라졌다.
그러면 자본주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 대답은 '중산층의 형성'이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에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급이 생겨났기 때문에 이 자본주의 체제는 건전하게 민주주의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중산층은 합리적이고 미래의 비전을 가진 소득이 중간인 계층이다.
멕시코나 브라질은 빈부의 격차가 아주 심하다. 부자들은 요새를 구축하고 기관총으로 무장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해 살아간다. 중산층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는 이 나라들처럼 치안이 불안하며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뜻이다. 고등학교까지 무상으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아메리카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원하는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4년간 학자금 대출을 받아 졸업하지만 월급이 아주 많은 회사에 취직해서 학자금을 상환하고 집도 장만하는 등 중산층으로 진입할 기회가 있는 사회가 미국이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 후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가 있다.
실업이 증가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도 1997년 IMF 위기 후 대량해고 사태로 실업자들이 급증했다. 그 결과 중산층이 붕괴되는 위기를 한국도 겪었다.
인류가 만든 제도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자본주의 제도 자체가 지닌 결점을 보완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러한 일은 누가해야 하나. 바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략적인 득실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들을 바라 보아야 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3류국가로 전락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 미국 경기침체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