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빅으로선 하늘이 내려준 기회다. 한 때 NFL 최고 몸값을 자랑하며 필드를 누볐던 그는 투견도박으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 두 번 다시는 필드에 발을 내딛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백업 쿼터백 계약을 하며 NFL 생활을 연명했던 빅은 올 시즌 들어 급기야 주전 쿼터백 자리까지 꿰차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앤디 리드 이글스 감독은 "케빈 카브가 주전 쿼터백으로 뛸 것"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빅이 주전"이라고 말을 번복했다. 리드는 "마이클 빅은 지금 NFL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이다.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쉽게 이뤄진 결정은 아니었다. 리드는 하우지 로즈먼 단장 이글스 코칭스태프와 함께 디트로이트전 게임 필름을 지켜보며 이글스 공격라인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 포켓이 무너져도 당황하지 않는 빅을 주전 쿼터백으로 택하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빅은 러싱능력이 전성기 때를 방불케 한다. 러시당 7.8야드로 NFL 전체 1위다. 쿼터백이 아닌 러닝백까지 통틀어서의 통계다. 러닝백 르션 맥코이도 지난 주 라이온스전에서 120야드를 내달리는 등 이글스는 매서운 러닝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이글스는 여전히 공격라인이 걱정이다. 빅은 지난 디트로이트전에서 6번의 색을 당했다. 이는 백업 센터 마이크 맥글린이 상대 블리츠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 센터가 흔들리니 공격라인 전체가 흔들렸다. 제아무리 기동력 좋은 빅이라도 매 플레이마다 달아날 수는 없는 법이다.
이글스(1승1패)는 26일 잭슨빌 재구아스(1승1패)와 원정에서 격돌한다. 양팀은 나란히 1승1패. 잭슨빌 역시 러닝게임이 뛰어난 팀이다. UCLA 출신 모리스 존스-드루는 NFL에 입문하며 드래프트 동기생 레지 부시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들어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이글스가 러시 디펜스가 취약해 존스의 활약에 의해 승부가 갈릴 수 있다.
▶그린베이 패커스(2승) at 시카고 베어스(2승)-27일 오후5시30분 ESPN
3주차 최고의 빅게임으로 베어스 홈 구장 솔저필드에서 열린다. 패커스와 베어스는 NFL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들로 앙숙관계다. 이번이 통산 180번째 매치업으로 NFL 통산 최다 맞대결이다.
베어스는 수퍼보울에 오른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쿼터백 제이 커틀러가 지난해와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확 달라졌다. 때문에 비록 2연패에 빠졌지만 강한 전력을 갖춘 미네소타가 포진해 있는 등 NFC 북부조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린베이는 수퍼보울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다. 애런 라저스가 이끄는 그린베이의 패싱게임이 시카고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그러나 라저스를 두고 '개인 기록은 좋지만 큰 경기에 약하고 철통 디펜스를 지닌 팀과 만난 적이 없다'며 그에 대한 '거품론'도 나오고 있다. 또 패스보다 리시버들이 뛰어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주 동안 기록을 보면 커틀러의 기록이 오히려 월등하다. 649야드로 리그 3위에 올라있는 반면 라저스는 15위로 처져있다.
양팀의 공통점은 철통 디펜스. 그린베이는 NFC 1위, 시카고는 5위의 빗장수비를 자랑한다. 승패여부를 떠나 라저스가 강한 수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기는 팀은 NFC 북부조 단독 1위에 오른다.
▶댈러스 카우보이스(2패) at 휴스턴 텍산스(2승)
댈러스는 프리시즌 때만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 2연패를 당해 웨이드 필립스의 감독 경질설이 나돌고 있는 형국이다.
개막 3연패를 당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게 된다. 워낙 언론이 좋아하는 팀이라 매년 전력이 과대평가 받고 있다. 전력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공격진이 2경기서 달랑 터치다운 2개를 기록했다. 자랑하던 디펜스도 겨우 색 2개를 주웠고, 턴오버는 단 한개도 유도하지 못했다. 스페셜팀도 한심한 수준이다. 키커 데이비드 뷸러는 필드골 4개를 차 2개만 성공시켰다.
반면 휴스턴은 만년 꼴찌팀 이미지를 벗고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올 시즌 들어 무려 881야드를 파고들며 64점을 쓸어담았는데, 모두 리그 1위다. 쿼터백 맷 슈왑은 지난 주 497 야드를 던지며 역시 리그 최고를 기록했다. 과연 댈러스가 당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