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린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가슴에 젖어온다. 수채화처럼 번져가는 미지의 꿈을 싹 틔우던 그 시절이 보석같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오랫만에 친구와의 통화에서 중년이 되니 어느새 나의 꿈 보다는 자녀의 꿈을 더 바라보며 살게 되는 것 같다는 말을 나누었지만…. 중년에게 더 이상의 꿈은 없는 것인가 혹은 대리만족으로 꿈을 접어야 하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희망이라는 계단을 밟고 제 각각 꿈을 이루기도 하고 못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이 순간도 아프고 외면하고픈 진실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인내는 필요하나 꿈이 없이 참기만 하면 화병이 생긴다.
수많은 선각자들이 '젊은이들이여 꿈을 가져라!' 라며 꿈의 씨앗을 뿌렷듯이 일에서도 사람에게서도 긍정의 눈으로 꿈을 주는 중년이래서 더 잘 할 수 있는 지혜가 남아 있었음에 무릎을 친다.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일이 어쩔 수 없다면 후회보다는 그 옛날 수많은 멘토와 은인이 내게 베푼 격려에 씨앗을 이제는 내가 뿌리자. 꿈을 따라 흘러온 이민자의 이 땅에 말이다. 꿈은 누구에게나 빛나는 아브라함의 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