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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를 꼭 봐야 하는 이유

New York

2010.10.1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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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 아저씨

상영시간: 119분

쟝르: 액션

줄거리: 아픔을 겪고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꾸려 나가며 외롭게 살아 가는 전직 특수요원 태식. 찾아 오는 사람이라고는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러 오는 사람들과 옆집 소녀 소미. 소미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태식과 소미는 서로 마음을 열며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미가 갑자기 사라진다. 소미 엄마가 범죄사건에 연루되면서 같이 납치된 소미의 행방을 쫓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태식, 그의 과거가 서서히 벗겨 지기 시작하는데…

테스트 1: 영화 ‘아저씨’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정보에 당신의 반응이 궁금하다.

반응 1: 아저씨랑 소녀이야기? 원조교제야?

반응 2:“그래, 주말에 ‘방콕(방에 콕 박혀 지낸다의 속어)’에 가느니, 영화 한 편 봐야겠다.”

반응 3:“간만에 우리나라 영화를 극장에서 볼까?”(사족: 사실 당신의 ‘간만’은 그저 ‘간만’이 아니라 미국에 온 이후 영화관에 간 적이 없다.)

반응 4: 전혀 관심없다.

4가지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마음을 정해야 할 시간이다. ‘아저씨’ 10월 15일 뉴욕, 뉴저지에서 개봉 박두.

테스트 2: 기본정보에 감독은 이정범, 주연은 원빈을 더하면 당신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반응 1: 원빈? 좋지…근데 액션물로는 원빈이 약해.

반응 2: 어이구, 원빈이 무슨 액션을 하겠어?

반응 3: 원빈이 액션영화에? 색다를지 몰라. ‘태극기를 휘날리며’에서도 멋있더라구.

테스트 2에서 반응 3을 보인 사람은 영화를 볼 자격이 있다. 영화를 보는데에도 자격이 필요하느냐구 반문하시는 분이 있다면 내 대답은 당연히 “있다!”이다.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그대야말로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극장에 가는 첫째 이유는 바로 이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영화 ‘아저씨’는 흥미위주로 일색이 되어 버린 현재, 대한민국의 액션영화와는 다르다. 바로 원빈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원톱 원빈이 미친듯이 찾고 있는 것은 절세미녀도 아닌 이웃집 어린 소녀다. 줄거리로 보며는 상식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영화가 관객 600만명을 훌쩍 넘겼다. 한 때 만들기만 하면 떼돈을 버는 줄로 착각했던 한국의 영화산업이 지금은 벌서고 있는 중이고, 이정범 감독은 소박한 밑천으로 게임에 임하며 에이스로 배우 원빈을 택했다.

‘아저씨”는 이정범이 흥행감독으로 입지를 굳히는데 결정적인 영화가 되었으며 ‘예쁘장한 머슴아’ 원빈에게는 연기의 지평을 넓혀준 작품이 되었다. 사실 원빈이 ‘꽃미남’으로 이미지가 굳혀진 것은 아깝기 그지없다. 그가 출연했던 ‘태극기를 휘날리며’‘우리 형’’‘마더’등에서 보여준 원빈의 연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남자배우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연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외모로 손해를 보고 있는 배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하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자신이 맡은 역할의 비중과 이미 관객의 기대를 의식하고 있는 부담감이 역력히 드러난다. 원톱으로 영화를 끌고 가는 한 배우의 연기에는 사명감이라는 진지함이 배어 있다. 원빈은 그 사명감을 잘 수행하는 책임감있는 배우인지라 영화가 끝나고 나면 가슴이 뻐근하다.

‘아저씨’를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어땠을까? 액션에는 가속이 붙고, 피가 더 낭자했을테고 차마 듣지못할 욕설이 더 난무하며 ‘남성’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원빈의 액션영화는 참 재미있고, 따뜻하고 영화를 따라가며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위기에 빠지면 그의 눈동자가 나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같아 나 역시 어느 새 원빈과 악당을 소탕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동신(오픈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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