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캐나다 주택시장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대표
4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부동산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쳤고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미국 경제의 회복만큼이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밴쿠버에 가면서 4년전과 비교해서 어떤 상황일까 하는 궁금함이 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일 것 이다.
휴가 차 겨우 나흘 갔다와서 결론을 낸다는 것이 경솔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눈에 비친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건재한 것 같았다. 다운타운에는 여러 채의 고층 콘도가 건설 중이었고 여기저기 붙은 세일 광고의 주택 가격도 4년 전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밴쿠버 외곽에도 아직 많은 고층 건물이 건설 중이었고 밴쿠버 섬의 빅토리아에도 로프트 분양이 한창이었다.
현지의 가이드 말로는 캐나다는 이번 금융 위기의 영향을 그나마 적게 받은 편으로 주택 가격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처럼 폭락을 한 곳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미국과 다른 주택 융자 시스템에 있다고 설명을 했다. 즉 미국처럼 서브프라임 론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다운 페이먼트도 주택 가격에 따라서 미니멈이 정해져 있어서 무분별한 모기지 융자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홍콩 등 중국계의 자금이 엄청나게 캐나다로 유입된 이유도 있으며 특히 밴쿠버의 경우는 지형적으로 수평적인 성장이 제한된 탓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무분별한 채권화와 평가 기간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느슨한 감독 기관의 규제 등이 캐나다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이드의 개인적인 의견일지 모르지만 캐나다 사회는 미국처럼 성공에 대한 무조건적인 열망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지나친 성공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해서 백안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까지 하였다.
돌아오는 날 서브프라임 융자로 유명했던 컨트리와이드 사의 전 CEO가 SEC와 67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더 이상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람은 회사가 망하기 전 주식을 처분했으며 위험한 융자를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로 고발되었는데 이번 합의로 모든 책임을 벗어났으며 아마 그 벌금의 대부분은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한 BofA가 물게 될 것이라고 한다. SEC는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받아내게 되었다고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도둑질을 한 돈으로 벌금을 내면 도둑질의 책임이 면해지는 그런 세상은 결국 더 큰 도둑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무슨일을 하던 유명해지기만 하면 부와 명성이 따라오는 미국의 현실이 오히려 티파티와 같은 유사 종교 집단을 만들어 내는 이유라면 지나친 비약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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