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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코리아타운의 나아갈 방향, 타운 발전했지만 한인사회 조직적인 목소리 부족…LA다운타운 처럼 커뮤니티 장기적 플랜 세워야

한인 이민자들 자리잡으면 코리아타운 외곽으로 떠나…소속감 부족으로 참여꺼려
타운 한인사회 급속 노령화, 커뮤니티 차원 지원 필요해…타운만의 차별화도 고민해야


◇참석자
-박선욱 캘스테이트 롱비치 미술학과장
-이종화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창엽 글렌데일 플래닝 커미셔너
-최성연 남가주정부협회(SCAG) 프로그램 매니저
사회.정리= 이재희 사회부 차장


고층 콘도가 들어서면서 주거 기능이 더해졌고 교육 기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올림픽경찰서가 생긴 이후 치안도 개선됐다. 타인종 고객 유치를 위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눈 뜬 한인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붐 업 코리아타운'을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

코리아타운을 대표할 브랜드가 없다. 타운을 홍보할 만한 콘텐트도 부족하다. 더 늦기 전에 '타운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행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모였다. 좌담회를 통해 코리아타운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사회=타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이창엽(이하 이창)=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개인 투자에 의한 개발이 대부분이다. 커뮤니티 차원의 방향성이 없다보니 파생 효과는 미미하다. 체계적인 장기적인 플랜이 없는 탓이다. 코리아타운은 인구 밀집 지역이다. 이에 걸맞는 플래닝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코리아타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프로그램은 드물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 및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다른 지역 개발에 밀리고 있다. 또 잠자고 있는 돈(공공자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다. '작아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타운 구역이 확정됐다. 구역 안에서 개발하다 보면 구역 밖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코리아타운이 통일성을 가지고 조화롭게 개발되도록 해야 한다.

죽어가던 LA다운타운도 지난 10년간 각종 개발 프로젝트로 이제는 활기를 띤다. 상업적 특성이 짙은 코리아타운에 콘도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코리아타운도 다운타운처럼 상권과 주거 공간 녹지 공간이 공존하는 '다목적 용도(mix used)' 개발이 가능하다.

문제는 커뮤니티 차원의 플랜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5년 10년 15년 계획에 따라갈 게 아니라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팀'을 짜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가 실질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제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최성연(이하 최)= 타운이 크게 발전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유학생 시절 타운에서 4년을 살았다. 지금은 다른 곳에서 살고 있지만 그후 20년 이상 주말마다 장을 보는 등 타운을 찾는다. '제 2의 고향' 같은 곳이 타운이다. 4.29폭동 등 고통도 있었지만 타운은 발전했다. 타운 상권도 한국의 대도시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했다. 척박한 환경을 이만큼 업그레이드시킨 한인 커뮤니티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대중 교통편이 부실하다는 걸림돌도 LA다운타운에서 샌타모니카를 잇는 지하철이 LA코리아타운을 지나면서 넘어섰다.

프리웨이 버스 노선 등 타운 접근성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타운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하고 이에 걸맞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명이 타운을 거쳐가는 데 비해 시정에서 소외된 지역이 코리아타운이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 부족했다. 정부의 크고 작은 기능이 곳곳에 세세하게 깔려있다. 이를 잘 활용하는 소수계가 중국 커뮤니티다.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도 리더와 차세대 리더를 중심으로 상호 의견을 활발히 개진해야 한다. 협력 관계를 도모하고 제반 시설 및 서비스에 대한 커뮤니티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정부는 개발에 앞서 각 지역 및 커뮤니티의 아이디어를 원한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와는 단절된 느낌이다. 정부와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커뮤니티 요구가 수용된 장기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목소리가 전달되고 수용될 수 있는 공청회 등에 참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줄 멋진 코리아타운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참여는 계속 지적되는 부분이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박선욱(이하 박)= 소속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라고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며 각 나라 한인 이민사회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한인 이민자들이 코리아타운을 거쳐가는 지역으로 받아들인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타운이라는 땅에 대한 소속감이 부족했다.

타운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외곽으로 나가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땅에 대한 소속감 부족이 커뮤니티 참여 부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민 당시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오기 때문에 한국을 떠난 그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있다. 한국은 격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취약점이 있다. 커뮤니티 구성원의 소속감과 자부심이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자기 브랜드에 대한 고민과 노력도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코리아타운 개발과 브랜드 찾기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최가 있어야 한다. '커미티'가 필요한 이유다. 사업을 하려면 돈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수혜자가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한인 한인 업체 한인 커뮤니티가 혜택을 받겠지만 타인종 주민과 업체 그리고 지역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시정부 주정부 나아가 미국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수혜자가 한인을 비롯해 타인종 커뮤니티 미국 한국이 될 수 있다면 타운 외부에 타운의 특성을 알려야 한다. 타운 외곽에 사는 사람이 타주 사람이 타운의 특성을 느껴야 한다. 타운 개발과 브랜드 찾기는 장기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의 취지와 정의가 내려져야 한다. 과정에도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또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즐겁게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커미티가 구성돼야 한다. 여러 사람이 참여해 협의하고 조언이 더해지고 다시 구상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최= 공감한다. 타운은 갓 이민온 한인이 대부분이다. 정착하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타운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하다가 안정되면 주거지를 찾아 떠나는 대세를 끊기가 힘들다. 하지만 리틀도쿄를 돌아봐야한다. 리틀도쿄의 위상은 천지차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예쁜 조형물이 있고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지금은 말이 리틀도쿄이지 황량하다. 일본인들은 이민 오지 않고 일본계 2~4세는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미국에 흡수됐다. 업주들도 한인을 비롯해 다른 인종으로 바뀌는 등 재팬타운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이를 피해야 한다.

활력이 유지되고 최소한 사람이 계속 유입돼야 한다. 패서디나는 '나무의 도시(City of Tree)'를 표방한다. 타운에도 특별한 양념이 필요하다. 고층 콘도가 들어서고 주거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여기에 타운만의 색깔이 남아야 한다. 방글라데시 타운이 3가에 생겼고 다른 소수계 민족 위세가 커지고 있다. 다른 민족이 자리잡다보면 코리아타운이 위축될 수도 있다.

타운이 붐업되려면 치안을 비롯해 물리적인 생활환경이 더 개선돼야 한다. 여기에 갓 이민온 한인과 주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을 위한 영어 습득 프로그램 운영 등 커뮤니티 차원의 지원과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 자원을 가져올 수 있지만 정부 혼자 할 수 없다. 봉사 단체 등 커뮤니티 자체적인 해결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브랜딩에 필요 요소는.

▶이종화(이하 이종)= 마케팅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타운의 셀링 포인트를 집어줘야 한다. 어떤 경험을 할 것인 지에 대한 공감이 형성돼야 한다. 아직 타운만의 브랜드 특성 차별화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타운에 가면 코리안 바비큐를 먹을 수 있다 정도다. 테마를 통한 경험은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를 도시로 본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라는 테마가 있다. 올드 패서디나는 유럽 색채를 띤 19세기 미국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이 어울리는 공간이고 방문객도 음악에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다.

방문객은 올드 패서디나를 총체적인 경험으로 기억할 것이다. 타운은 아이덴티티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일관성 있는 테마가 있는 경험의 장소로 자리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무엇보다 타인종이 이해하고 참여하고 타인종에 다가갈 수 있는 특성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에이전시'가 필요하다. 특성을 파악하고 꾸려나가는 노력에 자금 조성이 돼야 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 그 후 마케팅과 홍보 문화 이벤트 기획 등이 지속적으로 따라줘야 한다. 다른 커뮤니티 다른 지역의 관광 포인트와 경쟁할 수 있는 타운만의 차별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탁 터뜨려주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창= 맞다. 올림픽 거리 재단장 프로젝트는 600만달러가 투입돼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올림픽 거리 재단장 후 다음 프로젝트가 정해지지 않았다. 종합적인 플랜이 없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은 최근 유적지 보존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를 관광 측면에서 프로모션과 마케팅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인 이민 역사는 100년 코리아타운 역사는 40년인데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다울정 정도 밖에 없다. 한국 정체성이 없는 것이다. 타운에 들어오는 타인종이 늘긴 했지만 이들이 아는 건 코리안 바비큐다. 늦게까지 술집에서 술 마시고 노래방에서 노래부르는 나이트 라이프만 강조돼 있다. 이제 브레인이 모여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운 밖에서 기금을 끌어와야 한다. 뭉치면 한인 시의원도 나올 수 있다.

▶이종= 이를 위해서는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타운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이런 개발을 하겠다는 발표가 뒤따라줘야 한다. 자료를 통해 비전을 보고 전문성이 생겨야 한다.

▶이창= 각각의 프로젝트로 개발되기 때문에 뒤죽박죽이고 통일성이 없다. 또 상가만 너무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한인들은 타운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티 개발에 소홀하고 정부는 삶의 질 향상에 기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서로 따로 가고 있어 답답하다. 외형적인 발전과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서비스 삶의 질이 있어야 한다.

더 많은 복지 시설과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그 다음은 다양한 연령층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타운에 들어와 살게금 해야 한다. "타운이 좋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들어와보니 좋지않더라"라는 반응이 나와서는 안된다. 결국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 잘 살아야 하는 것이고 당장 삶의 질에 대한 숙제를 풀어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코리아타운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연구 개발해달라.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달라. 커뮤니티 멤버들이 뛰겠다. 결국 개발도 기금도 정치와 연관돼 있다. '네트워크'가 형성돼 다함께 뛰어야 한다.

▶박= 패서디나는 교육도시로 재단장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타운은 타인종과의 공존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브랜딩이 돼야 한다. 타인종과의 공존 문제를 보면 한국적인 아이덴티티를 주창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대화에 대한 방법 자체가 바뀌는 지금같은 세상에서 브랜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인터넷으로 인해 도심지에 몰려 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동네에 대한 소속감 집착도 희박해지고 있다.

타운 브랜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우정의 종각과 자유의 여신상을 비교해보자. 우정의 종각은 한국을 나타내고 싶은 욕심이 많았고 자유의 여신상은 받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담겨졌다. 가슴 아프게도 우정의 종각이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은 반면 자유의 여신상은 지금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타운 브랜드로 다른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상징하는 '융합문화(cross culture)'도 한 방법이다. 크로스 컬처는 미국 역사에 없기 때문에 타운이 가장 먼저 하는 의미도 있다. 선점에 따른 유명세도 기대할 수 있다.

▶이종= 맞다. 타운은 한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공존하고 있다. 어떤 각도에서 수렴하느냐에 따라 정답도 오답도 될 수 있다. 타운의 커뮤니티의 프로젝트는 개인이 개인 회사가 답을 내놓을 수 없다. 다양한 화두와 문제제기를 던져야 한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의견이 나와야 한다. 반대도 많을수록 좋다. 타운은 한국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도 좋다. 다른 사람 커뮤니티가 실험해보지 못한 것을 시도해도 좋다. 진보적인 아이디어는 소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브랜드의 비전과 목적을 분명하게 하고 궁극적인 방향을 정해야 한다. 국적.인종적.문화적 공존 자연과 도시의 공존을 담는다면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사회= LA코리아타운의 붐업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종합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인 것 같다. 특히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위원회가 생기도록 노력해주길 부탁한다.

■도시개발을 위한 3E

- Economy: 안정적인 경제 기반과 활동, 역동성이 갖춰져야 한다. 개인와 기업, 커뮤니티, 정부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

- Environment: 도시의 상업적 기능에 주거, 생활, 교육, 치안, 녹지 등이 어우러진 제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 Equity: LA코리아타운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자산과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타운의 이미지, 브랜드가 그 것이 될 수 있다.

■전문가 제안 종합

- 타인종이 기대하는 이미지를 찾아라

- 테마를 경험으로 연결시켜라

- 타인종이 이해하는 브랜드를 고민하라

- 다양한 문화가 만난 하이브리드 컨셉도 염두에 둬라

- 압축 도시(compact city) 다목적 용도(mixed use)로 개발하라

- 상시 행사가 열리는 문화거리를 조성하라

특별 취재팀=백종춘.이재희.최상태.문진호.염승은.진성철.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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