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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人] LA한인타운에 분교 내는 사브리나 케이 프리몬트 칼리지 총장

"회사가 원하는 실력있는 인재 키우겠다"

CDC 매각 후 7년간 경영학·교육학 공부
경영 부실 대학 인수 후 2년 만에 정상화
내달 5일 분교 오픈…교육자로 새 도전


1990년 케이 박사가 설립한 패션 디자인 스쿨 '캘리포니아 디자인 칼리지(CDC)'는 LA의 패션 명문 스쿨로 알려진 FIDM을 제치고 남가주의 대표적인 패션 학교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가위와 재봉틀로 디자인하던 한인 의류업계에 케이 박사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디자인을 교육시켜 LA가 패션 리더로 성장하는데 일조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수 명이었던 학생수를 13년 만에 재학생 800명 수준으로 성장시키며 학교 운영에 열정을 쏟았던 케이 박사는 2003년 직업 교육 매니지먼트 회사인 EMC에 학교를 매각하고 교육계를 훌쩍 떠났다. 그후 비즈니스 뱅크와 투자개발 회사를 운영하면서 한편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교육을 위해 자선사업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케이 박사가 다시 교육자로 한인타운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학사 자격을 받을 수 있는 정식 4년제 칼리지인 '프리몬트 종합대학(Fremont College)' 총장이다. 지난 2007년 초 세리토스에 본교를 두고 있는 프리몬트 대학을 인수한 케이 박사는 3년 만에 한인타운 중심부인 윌셔와 마리포사 부근 건물에 분교를 설립했다. 그리고 내달 5일 재단 이사진들을 초청한 대대적인 분교 개교식을 갖는다.

갑작스런 등장 같지만 CDC 매각 후 지난 7년간 그녀는 교육학과 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교육자로서의 기초를 착실하게 다시 쌓아왔다. 이 때만 해도 다시 교육자로 돌아갈 지 예측하지 못했다.

CDC 매각 후 당분간 놀면서 지내려 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USC 마셜스쿨에서 운영하는 회사 임원 및 경영인들을 위한 EMBA 과정에 등록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휴가는 2주간 만에 끝났다.

EMBA를 마칠 때쯤 이번에는 주임교수가 케이 박사를 자극했다. "사브리나. 이왕 시작한 거 한번 박사과정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마침 와튼 스쿨에서 학생을 추천하라고 하는데요."

그 말을 듣자 마자 그는 박사 코스 신청서를 작성했다. 남가주에 사업체를 두고 있는 만큼 기업가로서의 활동도 바쁘지만 한 달에도 수 번씩 비행기를 타고 학교를 오갈 정도로 공부에 몰두했다. 공부에 재미를 붙이면서 '나만 배우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MBA 박사 코스 교수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됐을 때 그녀는 와튼 스쿨의 교육 시스템을 학생들에게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고 그 아이디어를 들은 교수들은 일제히 교육학 석사 코스를 권했다.

경영학 박사 코스를 밟으면서 교육학 석사를 시작하는 지독한 강행군의 학생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잠을 자면서 결국 3년 만에 박사 학위와 석사 코스를 끝내자 교수진들과 지인들은 "역시 사브리나답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학위를 취득하자 마자 프리몬트 칼리지 인수 기회가 생겼다. 우연치고는 모든 스케줄과 상황이 한치의 어긋남 없이 딱 들어맞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학교를 인수했다.

"그제서야 나도 모르게 늘 한쪽이 허전하게 느껴졌던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내가 '교육자'의 삶과 꿈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인수한 프리몬트 대학은 경영 상태가 엉망이었다. 그는 곧바로 실력있는 교수진을 대거 영입하는 한편 주류 사회의 이름있는 경영인들을 이사진으로 초청했다. 그녀가 초청한 이사진들은 이름만 들어도 화려하다. 전 우루과이 대사를 지낸 프랭크 박스터 판다 레스토랑 대표 앤드루 청 은행가 대부로 알려진 '카펜터 앤 컴파니'의 에드 카펜터 대표 웰스파고뱅크 부사장 스티브 맨 등이다. 그녀의 방대한 네트워크와 경영 능력으로 학교는 2년 만에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런데 뭔가 좀 아쉬운 거예요. 항상 느끼는 건데 한인 학생들의 실력은 굉장히 우수하거든요. 그들이 주류사회에서 일하고 미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인타운에 분교를 세우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계획을 들은 재단 이사진의 반대가 높아 고민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신념을 믿고 가기로 했다.

올 중반부터 분교 개설 준비를 해온 케이 박사는 이곳에서 스포츠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건강(Wellness)학 경영학 법무학(Paralegal Studies) 디자인학 등을 가르친다. 2년제와 4년제 과정을 마련해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정규 학위도 취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업을 철저히 현장위주로 진행해 졸업 후 학생들이 곧장 전공 분야에 취업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케이 박사가 프리몬트를 인수하기 전 재학생들의 취업률은 40%였지만 인수후에는 92%로 뛰었을 만큼 학교 운영 실력을 인정받았다.

"저는 학생들이 배운 것을 취업 현장에서 쓸 수 있고 또 회사가 찾는 학생들로 가르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달 5일 윌셔와 마리포사 건물 10층에 개설된 분교의 개교식을 갖는 그는 "3년 전 프리몬트 대학을 인수 때보다 긴장감이 더 크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이번에도 잘 될 것이라는 예감이 온다"며 웃었다.

특히 분교 자리는 7년 전 매각했던 CDC가 있던 곳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는 케이 박사.

"사실 CDC를 시작했을 때는 학교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교육 철학도 없이 그저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지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교육에 대한 비전과 함께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것만큼 어깨도 무겁고 긴장도 됩니다."

'내가 배운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큰 보람'이라는 케이 박사는 "한인 커뮤니티 한인사회를 이끌고 성장시켜나갈 미래의 리더들을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본교: 18000 Studebaker Rd. #900 Cerritos 562-809-5100

▶한인타운 분교: 3440 Wilshire Blvd. 10층 213-355-7777

왕성한 활동으로 주류·한인사회에 명성

◇사브리나 케이 박사는= 이대를 다니다 도미해 캘스테이트 롱비치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LA패션대인 FDIM에서 유학생 담당 디렉터와 입학담당 부디렉터로 근무하다 외국 학생들에게 필요한 이중언어(ESL) 교육과정이 없어 학업 성취도가 부진한 현실을 보고 1990년 디자인 대학을 설립했다.

2003년 CDC 매각 후 여성복 및 아동복 전문 패션 엄브렐라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비즈니스 뱅크인 '프리미어 비즈니스 뱅크' 창립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정치지원 및 자선사업 활동도 활발하다. 청소년 리더 교육 지원 기관인 '영프레지던트협회(YPO)' 벨에어 챕터에 2000년부터 이사로 참여중이며 2004년부터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운영하는 교육지원 비영리재단 '올스쿨올스타(ASAS)' LA지부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1996년 가주 정부가 임명하는 커리어칼리지협회(CCA)에 이사로 참여해 2007년부터는 3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밖에 LA시관광청 커미셔너(2005~08년) LA스포츠엔터테인먼트위원회 커미셔너(2003~08년) LA시 개발위원회 커미셔너(2005~08년) 가주장학투자위원회 커미셔너(2000~08년) 한미연합회(KAC)와 LA한인상공회의소 이사 평통 위원 등 활동의 폭이 넓다.

지난 2월엔 가주 주지사가 수여하는 '올스쿨 올스타 교육자'상을 받았으며 99년에는 대형 회계그룹인 언스트앤영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기업가' 97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국제위원회에서 수여하는 '떠오르는 아시안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오는 11월 9일에는 세계적인 의료지원 비영리재단인 국제의료단에서 수여하는 '박애주의상'도 받는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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