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이 ‘골프 여제’ 자리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신지애는 크리스티 커(미국)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3관왕’ 노린다=최나연은 지난달 31일 끝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차지하면서 올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1순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상승세라면 올 연말께면 신지애와 커를 제치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꿰찰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나연은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27만 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랭킹 1위(174만2000달러)로 올라섰다. 지난주까지 1위였던 신지애(159만9300달러)를 14만2700달러 차이로 따돌렸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69.88타를 기록하며 크리스티 커(69.94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최저 평균 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는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상이다. 2008년 미국 뉴욕 타임스로부터 ‘초크라인(Chalk Line·볼을 직선으로 친다)’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신지애도 지난해 2위(70.26타)에 머물러 이 상을 받지 못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와 2004년 박지은 단 두 명만이 받았다.
최나연의 질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한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164점을 획득해 4위다. 최나연은 지난주까지 이 부문 1위 청야니(대만·176점)에게 42점 차로 뒤졌다. 하지만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포인트 30점을 획득하면서 격차를 12점 차이로 좁혔다. 앞으로 남은 LPGA투어 3개 대회(일본 미즈노클래식-멕시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미국 LPGA투어 챔피언십)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은 지키고,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는 뒤집겠다는 게 최나연의 포부다. 최나연은 “남은 3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진정한 승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신지애가 정상에 있다. 1일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신지애는 크리스티 커를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라섰다. 최근 부진한 미야자토는 4위로 쳐졌다. 올 시즌 톱10에만 15번 오르고 지난 2007년 LPGA 데뷔 이래 88번의 대회에서 톱10에 34차례나 톱10에 들었지만 아직도 우승이 없는 ‘비운’의 김송희는 여전히 8위에 올라있다.
◆남자 1위도 경쟁 치열=남자골프 세계순위 경쟁도 긴박감이 넘친다. 지난달 31일 리 웨스트우드가 일단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언제까지 버틸 지는 두고 봐야 한다. 4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WGC HSBC 챔피언스(총상금 700만달러)에 웨스트우드와 우즈, 마르틴 카이머(독일), 필 미켈슨(미국) 등 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이 대회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뀐다.
31일 세계순위 톱50에는 앤서니 김(22위), 양용은(37위), 최경주(46위)와 함께 최근 일본프로골프 마이나비 ABC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경태가 9계단을 뛰어 올라 39위에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