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앨라배마에서 동등한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흑인들을 백인 경찰들이 폭력적으로 진압한 소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행진 사건을 촉발시킨 전직 경관이 45년만에 단죄를 받았다.
앨라배마 연방 지방검사실은 1965년 앨라배마에서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던 흑인 지미 리 잭슨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전직 주 경찰관 보나드 파울러(77)가 15일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6개월을 확정해 교도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파울러는 유죄 인정 과정에서 당초 기소됐던 1급 살인 혐의보다 낮은 2급 과실치사 혐의로 낙착됐지만 죄를 시인하고, 피해자인 잭슨 가족에게 사과함으로써 60년대 흑인 민권운동과 관련된 장기 미제사건중 하나가 막을 내리게 됐다고 조지아주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16일 보도했다.
흑인 청년 잭슨에 대한 총격사건은 1965년 2월18일 저녁 앨라배마주 마리온시에 있는 맥 카페에서 발생했다. 당시 흑인 시위대들이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며 행진을 하다가 주 경찰의 진압으로 격렬한 혼란이 발생했고, 이 와중에 27살의 청년 잭슨은 땅바닥에 쓰러진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보호하려다 파울러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현역에서 은퇴한 파울러가 2005년 민권운동 당시 미제사건들을 조사하는 단체인 ‘민권운동 미제사건 프로젝트’의 대표인 존 프레밍과의 인터뷰에서 “잭슨이 시위를 진압하는 내 권총을 빼앗으려 시도해 여러번 참다가 자위 차원에서 한번 총격을 가했다”고 인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이 인터뷰 직후 앨라배마주의 마이클 잭슨 연방 지방검사는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고, 결국 2007년 5월 파울러를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연방검사는 재판과정에서 파울러에게 범죄 시인과 피해자 가족에 대한 사과를 제안했고,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용서를 설득함으로써 최종 재판 2주를 앞두고 15일 사건이 막을 내리게 된 것.
민권단체들은 해마다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셀마-몽고메리 행진을 기념하는 ‘다리횡단 행진’(Bridge Crossing Jubilee)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