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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름 이어 사이클 또 불운…충돌로 날아간 조호성 2관왕

경기장서 보던 장모 한때 실신
관중석 뛰어가 가족 안심시켜

“생전 넘어져 본 적이 없어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7명이 넘어진 것도 피했는데….”

 남자 사이클 조호성의 부친 조성일(70)씨는 허망한 듯 하늘을 쳐다봤다. 조호성(36·서울시청)은 17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사이클 30㎞ 포인트레이스에서 43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앞 선수가 쓰러지면서 뒤따라 넘어졌기 때문이다. 조호성은 넘어지기 전까지 43점을 얻어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딤 샤코프(우즈베키스탄)와 충돌하는 순간 모든 것이 날아갔다.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사이클에 문제가 생겨 교체해야 하는 악재도 겹쳤다.

 레이스를 중단한 선수는 1200m가 지나기 전 다시 경기에 참여하면 벌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막판 스퍼트를 한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호성은 힘이 달렸다. 장윤호 감독은 “흐름이 깨지면서 페이스를 잃었다”고 탄식했다.

 조호성은 한국 사이클 최고의 스타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쉽게도 알렉세이 마르코프(러시아)에게 1점 뒤진 4위에 그쳤다. 이후 경륜으로 무대를 옮긴 그는 4년 동안 10억원이 넘는 상금을 챙겼다. 그러나 시드니에서 놓친 메달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경륜을 할 때도 늘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2009년 아마추어 복귀를 선언했다. 그 시험무대였던 이번 대회에서 그는 16일 단체 추발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년 뒤 38세가 되는 그는 “체력이 될지 모르겠지만 올림픽에 도전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호성은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갔다.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던 부인과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장모는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사이클 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 올림픽에 도전한다고 할 때도 그 뜻을 존중했다. 대회 전 그는 “광저우에서 큰딸 채윤(4)이와 둘째 준혁(1)이 앞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눈은 런던을 향해 있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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