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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광저우] 강물 위 명물 '드래건보트'

북 소리 맞춰 노 젓는 중국 전통 놀이…광저우서 첫선
한국, 카누 선수 모아 한달 반 훈련…남 1000m 동메달

“둥∼ 둥∼” 북이 울린다.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인다. 스무 개의 노가 물살을 가른다. 뱃머리의 용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명물 드래건보트 경기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18일 광저우 정청시 룽저우경기장에서 시작한 경기에서 남녀 1000m 우승팀이 가려졌다.

 드래건보트는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전국시대의 충신 굴원을 기리기 위해 중국에서 전승돼 온 의식이자 놀이다. 매년 단오 때 열리는 축제의 클라이맥스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광저우 외곽에 자리 잡은 경기장은 교통이 불편함에도 수백 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내내 흥겨운 음악이 스피커를 타고 흘렀다. 경기라기보다는 축제 분위기였다. 드래건보트는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채택됐다.

드래건보트에서 노를 쓰는 방법은 카누와 같고 조직력이 중요한 점은 조정을 닮았다. 배의 앞뒤에 포진한 북잡이와 키잡이는 스무 명의 노잡이와 한 몸으로 움직였다. 맨 앞에서 북을 치는 북잡이는 경기를 조율하는 리더다. 나라마다 다른 리듬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노를 한 번 저을 타이밍에 맞춰 북을 치지만 싱가포르팀의 북잡이는 쉬지 않고 북을 울렸다. 마카오팀의 북잡이는 입에 호각을 물고 북을 쳤다.

 키잡이는 키를 잡고 방향을 조종한다. 키잡이도 북의 리듬에 맞춰 노잡이와 함께 몸을 숙였다 일으키며 동료와 한 몸이 됐다. 배 양쪽에 10명씩 포진한 노잡이의 움직임이 특히 시원스럽다. 노 젓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맨 앞, 그 다음이 맨 뒤에 앉는다. 경기 승패는 스무 명의 힘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조직력에 달려 있다. 남자 1000m에 출전한 한국은 동메달을 땄다. 카누 선수들을 모아 겨우 한 달 반 훈련한 팀 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한국은 개개인의 능력이 출전 팀 최고라 자부했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인도네시아(금메달)와 미얀마(은메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무엇보다 출발이 아쉬웠다. 초반 250m까지 6팀 중 5위를 달린 한국은 750m지점에서 4위로 나섰고, 마지막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권태진 대표팀 코치는 “상대를 두고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배 한 척 가지고 훈련해 왔다. 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 보니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며 “예선에서는 출발 부진을 만회했는데, 결승에서는 쉽지 않았다. 오늘 경험을 바탕으로 내일은 초반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9일 500m, 20일 250m에 출전한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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