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사진)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극적으로 이란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25일 광저우 톈허경기장에서 열린 3 4위전에서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마치 결승전에서 이겨 금메달을 딴 듯 선수단은 한데 엉겨 눈물을 흘렸다.
후반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도록 1-3으로 뒤졌다. 2006년 도하 대회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했다. 당시 한국은 3 4위전에서 이란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대반전의 주인공은 윤빛가람(20.경남)과 지동원(19.전남)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윤빛가람이 후반 33분 감각적인 패스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서정진(전북)으로 이어진 볼이 문전에 있던 박주영(모나코)으로 연결돼 추격골이 터졌다. 굳건하던 이란 수비는 윤빛가람의 패스 하나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팀의 막내 지동원의 시간이었다. 전반 33분 홍철(성남)의 부상으로 투입된 지동원은 후반 43분 서정진의 크로스를 헤딩슛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1분 뒤 윤석영(전남)의 크로스를 받아 다시 한번 헤딩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윤빛가람과 지동원은 지난해 U-20 월드컵 당시 선수들이 주축이 된 홍명보팀에 최근 합류한 멤버들이다. 위기의 순간 신입 듀오가 홍명보팀을 살렸다. 1m87㎝의 장신 공격수임에도 헤딩이 약했던 지동원은 "크로스가 날아와 여러 생각하지 않고 머리를 갖다 댔다. 헤딩으로 골을 넣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반전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성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병역에 대한 부담을 털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일본은 축구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