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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의 시사 칼럼] 센터빌에 울려퍼지는 ㄱ,ㄴ,ㄷ,ㄹ

Washington DC

2010.1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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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아침 중앙한국학교(교장.임현찬)가 진행한 ‘반대항 한국상징 표현대회’에 참석,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250명이나 되는 우리의 자녀들이 나와 한국동요, 농가춤, 태권도시범, 한국지도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을 상징하는 표현을 펼쳐 오랜만에 한국문화를 그리워하는 감명을 갖게 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물겹도록 가슴 찡하게 깊은 감동을 자아낸 프로그램은 어린아이들 수십 명이 춤을 추며 노랫가락에 맞추어 ㄱ, ㄴ, ㄷ, ㄹ, …의 한글자음 표지판을 차례대로 높이 쳐들며 한글자음을 우렁차게 외쳐 센터빌 온 동내를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이었다.

우리 자손들이 미국 땅 한복판에서 한글을 높이 외치며 자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주한인의 한 사람으로 가슴 뿌듯한 일일뿐만 아니라, 특히 그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임현찬 교장으로부터 반대항 한국 상징 표현대회가 끝난 후 학부모를 대상으로 ‘세계화 시대에 한글과 한국문화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교양강좌를 부탁받았다. 인터넷을 통하여 한글의 중요성에 대하여 탐색하였는데 기대이상으로 많은 한글의 자랑거리를 접하게 되어 비록 이국땅에서 이국언어 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글을 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한국 민족의 일원이라는 눈물겨운 긍지를 느끼고 있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첫째 한글의 자랑거리는 한글이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글을 언어로 사용하는 인구수는 세계 12위일 뿐만 아니라 미국을 위시해 수십 개 국가에서 제2외국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글 관련 시험에 금년만 해도 25개 국가 97지역에서 치러졌다는 사실은 한글이 얼마나 빨리 세계화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언어가 없는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그 종족의 언어로 선택되어 작년부터 보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한글의 자랑거리는 한글이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한글을 아침나절이면 배울 수 있다고 해서 ‘아침글’이라 칭했고, 또한 아녀자나 어린아이나 아무나 배울 수 있는 말이라고 해서 ‘암글’이라고 명명한 것은 한글이 그만큼 배우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 처음 유학을 와서 캠퍼스에서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었을 때에 미국 학생에게 한글을 가르쳐 준 적이 있었다. 몇 시간 안 되어 한글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셋째 한글의 자랑거리는 한글이 간직하고 있는 특성에서 연유된다.

한글의 보급성이 크기 때문에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 특허 조약기구에서 한글을 제9번째 국제 공개어로 지정하였고, 옥스포드대학의 세계언어연구소에서 언어의 과학성, 합리성, 독창성 등을 비교 연구한바 한글이 세계 제1위로 선정된 사실은 한글의 자랑거리 중의 자랑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 독창성의 하나로 한글의 음성표현성은 경이에 가까운 정도이다. 세계언어연구소의 통계에 의하면 영어나 중국어, 일어 등이 음성을 500개, 400개, 300개 정도 각각 표현할 수 있는데 반해 한글은 무려 1만2000여개 이상을 나타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예로 가랑잎을 밟는 소리를 표현할 때에 바삭바삭, 버석버석, 보석보석, 부석부석, 브석브석, 비석비석, 빠삭빠삭, 파삭파삭 등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게 한글이 잘 표현한다고 하면 세계 어느 언어가 이를 따를 수 있겠는가?

세계화의 길을 질주하고 있는 한글, 아침글 암글인 한글, 과학성 합리성 독창성을 간직하고 있는 한글을 머리 속에 그리며 귀가하는 센터빌 창공에 조금 전 관람했던 중앙한국학교 어린이들의 ㄱ, ㄴ, ㄷ, ㄹ, … 노랫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듯 했다. 한글을 열심히 가르치는 중앙한국학교, 더 나아가 온 미주한국학교에 영원한 발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백순 연방 노동부 선임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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