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낯익은 이름들이 눈에 띈다. 주인공도 감독도 한국 사람이다. 인기 배우 장동건과 신예 이승무 감독이 만났다.
감독: 이승무 출연: 장동건, 케이트 보스워스, 제프리 러시 등 장르: 액션 등급: R
제작자나 투자자 크레딧에도 한국 사람 이름이 보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한국 영화'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엄연히 할리우드의 자본과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진 '할리우드 영화'다.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배리 오스본이 여러 제작자들의 리스트 앞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케이트 보스워스 제프리 러시 등 톱클래스 스타들이 주연을 맡았다. 뭔가 희안한 조합들의 연속이다. 한미합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워리어스 웨이'(The Warrior's Way)는 그렇게 독특한 하이브리드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주인공 양(장동건)이 세계 최강의 무사라는 것 뿐. 피도 눈물도 없이 검을 휘둘러 적을 제거하는 것이 삶의 전부였던 그가 전장에서 살아 남은 적의 혈육 갓난 아이에게 태어나 처음 마음이 흔들린다. 무사로서의 과거를 청산한 채 이름 없는 작은 마을에 들어가 아이와 함께 살게 된 양은 린(케이트 보스워스) 론(제프리 러시) 등 새로운 친구를 만나 따스하고 정착된 삶을 살게 되지만 이마저도 잠시 뿐. 한때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킨 바 있는 악당이 들이닥치며 양은 다시 검을 빼들게 된다.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 처리된 영상은 '워리어스 웨이'를 영화라기보다 잘 만든 비디오게임의 오프닝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낯설지만 신선하고 모든 게 부조화스러운데도 큰 줄기는 어긋남없이 흘러간다. 탄탄한 스토리나 실제를 방불케하는 생생한 액션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워리어스 웨이'를 통해서도 모호하지만 흥미로운 스토리 스타일리시하고 독특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새로움에 익숙치 않다면 '이게 뭐야'하는 반응을 보이기 십상이다. 최초로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한미합작영화라를 본다는 애국심만이 그들을 위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