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식품 상자를 차고 안에서 꺼내노라면 비로소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하는 때를 실감한다.
고국의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는 12월 연말이다. 공산권의 기독교 학대와 감금에 실향의 아픔을 겪으며 이남하셨던 여든이 훨씬 넘으신 존경하는 목사님으로부터의 안부 이메일이 가슴에 사무친다.
"요즘 TV에 연평도가 자주 비치는데 6.25때 내 가족이 한 때 피난 갔던 곳이라 내게는 많이 듣던 이름입니다. 내 선친이 거기서 별세하시기도 한 곳이어서 감회가 몹시 깊은 곳입니다. 그리고 자꾸 눈물이 납니다. 나는 오직 조국의 평화통일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요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 소리는 자꾸 잊혀져 갑니다. 교회가 잃었던 본연의 '복음'을 다시 캐내서 민족의 정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자성합니다" 〈전 한양교회 장윤성 목사님의 이메일 중에서>
현관과 담장에 전선을 걸어 연결하고 비록 테스트지만 대낮에 점등식을 하니 작은 라이트 불빛이 간지러운 듯 수줍은 표정이다. 그렇지만 어둠이 내리면 그 불빛은 너무도 찬란히 주위를 밝히리라.
내가 떠나 있는 나의 조국! 비록 번영의 대낮에 비추는 미미한 작은 불빛이라도 어둡고 어려운 때에 힘차게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