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 꺾고 BCS챔프 오른 기쁨 딱 10시간 뉴튼·페어리 등 NFL 진출로 전력약화 고심
"파티는 끝났다."
오번 타이거스 선수들이 대학풋볼 BCS전국챔피언에 오른 기쁨을 맛본 지 10시간 여만인 11일 오전. 오번의 진 치직 감독(49)은 선수들을 모아 놓고 "우승 유효 기간은 지났다. 지금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전날 맛 본 우승의 달콤함에 취해 있던 오번 선수들에겐 한마디로 뚱딴지 같은 말이었다. 1957년 이후 처음으로 14승무패의 완벽한 성적으로 BCS타이틀을 탈환했는데 '파티가 끝났다니...'.
하지만 치직 감독에겐 당장 다음 시즌을 생각하면 우승의 기쁨은 금새 사라지고 만다.
23명의 시니어 선수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다 오번에 53년 만에 두 번째 전국타이틀을 안긴 쿼터백 캠 뉴튼과 디펜시브 태클 닉 페어리도 NFL 드래프트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오번의 이번 시즌 퍼펙트 우승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오번은 프리시즌 순위도 22위로 우승 후보로조차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 합류한 '달리는 쿼터백' 뉴튼은 오번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뉴튼은 오리건 덕스와의 BCS챔프전에서 265패싱야드와 부상을 무릅쓰고 65러싱야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에서는 페어리가 결정적인 순간 5차례나 상대 공격수들을 쓰러트렸다.
뉴튼과 페어리는 드래프트 최상위권을 다툴 것으로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뉴튼과 페어리는 이미 오리건전이 끝난 후 드래프트에 응할 것임을 암시했다.
드래프트에 응하려면 이번 15일까지만 의사를 확실히 하면 된다.
치직 감독은 "팀 공격과 수비의 두 핵심멤버가 한 해 일찍 떠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 레프트 태클 리 지엠바 센터 라이언 푸 디펜시브 엔드 안토인 카터 등도 졸업하면 전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다. 전국챔프는 고사하고 SEC 서부조 타이틀마저도 고수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1년생 러닝백 마이크 다이어나 코너백 티샤라반 벨 등은 컴백한다. 특히 오리건전서 143러싱야드를 기록했고 4쿼터 종료 순간에 결승 필드골을 셋업시키는 결정적인 37야드 전진을 기록한 다이어의 존재는 치직 감독에겐 그나마 큰 위안이다.
몇 날 며칠 잔치를 벌여도 괜찮을 듯 싶은 순간에 다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치직 감독에게서 대학풋볼 명장의 냄새가 맡아진다.
텍사스와 아이오와를 거쳐 어번 사령탑을 맡는 동안 각종 보울 대회 8전 전승을 기록한 것이 거저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