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견기업이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티에 대규모 섬유단지를 조성한다. 니트의류업체인 세아상역은 11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아이티어패럴센터’에서 미 국무부, 아이티 정부, 미주개발은행(IADB)과 섬유산업단지 조성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 북쪽 해안지역에 252만㎡(약 76만 평)에 이르는 섬유단지가 조성된다. 총 투자 규모는 2억5000만 달러. 세아상역은 기계설비·운용 비용으로 7800만 달러를 부담한다. 내년 완공 예정이며, 고용 인력은 2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미 정부는 주택과 도로·항만·전기·수도 등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아이티 정부가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IADB는 금융 지원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빌 클린턴(아이티 재건위원회 공동의장) 전 대통령, 장막스 벨리브 아이티 수장 등이 참석했다.
1년 전 이날 아이티에서는 2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이 발생했다. 현재 계약 체결차 아이티에 머물고 있는 세아상역 김웅기(60) 회장은 기자와의 국제 통화에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아이티에 네 번째 방문한다”며 “그때마다 근로자들의 의욕적인 눈빛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 특별한 인연을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198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1조5000억원의 매출에 9억2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