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기원전 5세기 춘추전국시대의 인물이다. 하루는 그의 수제자인 자공이 '국가가 존립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물었더니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첫째는 '무신불립'이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에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깨어져 국가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둘째는 백성을 먹고 살게 할 경세제민의 방도를 갖추어야 하고 군주는 그 일을 위해 1년 365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국방을 지킬 군대가 있어야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 조건 중에서 부득이 한 경우 군대가 약하거나 먹거리가 좀 부족해도 국가는 존립할 수 있다. 그러나 군주와 백성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 나라는 더이상 존립의 근거를 잃게 돼 망하게 된다고 했다.
북한의 김정일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독재 정치를 하고 있다. 그는 소위 선군정치라는 목표를 내걸면서 백성들의 끼니 걱정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군사력을 키워 강성대국을 만들려는 야심에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초호화 별장을 짓는데는 천문학적 돈을 물쓰듯 낭비하면서도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국의 통치자가 이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주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통치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는가. 그가 북한정권을 세습한 후 북한주민의 10%가 넘는 300만명이나 굶어 죽었거나 강제수용소에 보내졌다. 그나마 외국의 원조로 기아를 피할 수 있었던 주민들의 상당수가 김정일 세습의 잠재적 반대세력이라는 이유로 죽음의 행렬을 벗어날 수 없었다.
김정일의 지난 행적을 보면 잔인한 대남 테러를 자행했고 기회만 있으면 남한을 무력으로 침략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또한 남한을 협박하여 돈과 물자를 뜯어내 파탄 난 북한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해왔다.
매일 매일 불모의 땅 북한을 탈출하려는 '엑소더스'의 행렬이 줄에 줄을 잇고 있다. 풀뿌리조자도 먹을 게 없어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김정일 집단은 가차없이 처단하고 있다. 중국땅을 밟은 탈북자까지 쫓아가서 보복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북한은 그들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북조선 노동당 규약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빼버리고 김일성주의라는 문구로 대체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치국의 기본이었던 마르크스.레닌주의가 허황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저들이 궁여지책으로 들이댄 것이 김일성주의인 것이다.
김일성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또한 북한을 구제할 치국의 도가 아닌 것은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근본을 잃어 뿌리가 뽑힌 북한은 이미 망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요즈음 북한 전역에서 히로뽕을 비롯한 마약류가 공공연히 중상류층과 그 자녀들에게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김정일이 그토록 믿고 있는 군대에서 탈영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탈영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군대에 먹을 것이 없다면 이는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쯤되면 북한은 공자가 말한 무신불립 즉 통치자와 피통치자와의 믿음은 이미 깨어진지 오래다. 먹을 것이 없어 탈출하는 백성을 위협한다고 해서 나라의 기강이 다시 세워지지 않는다. 또한 믿었던 군대마저 김정일을 버린다면 국가의 존립은 망국의 길로 접어들 것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