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제철이라 기름이 오를대로 오른 생고등어를 사들고 오는 길은 고민에 빠진다. 무 썰어 깔고 칼칼하게 지질까 소금 뿌려 구울까….
이민 오기 전 연어니 농어니 하는 이른 바 귀해서 못 먹던 횟감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접하다 보니 국민생선 고등어를 소홀히 대했지 않나 싶다.
70년대 때가 되면 집 앞에 찾아오는 행상 아주머니의 고무다라 안은 이면수 갈치 자반고등어 그야말로 작은 수산시장이며 생생한 생물학 탐험시간이지 않았던가. 그러던 어느 봄날 제아무리 자반고등어래도 유독 민감한 나만이 식중독에 걸렸지만 어머니는 행상 아주머니에게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아들이 중학생이 되었다고 기뻐 자랑하시던 그 아주머니의 생선을 이것저것 인심 좋게 들여놓던 일이 생각난다. 물론 외상이긴 했지만….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따뜻한 기억만이 선명하니 참 신기하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들래미의 입맛에 맞추어 고등어에 케첩소스로 맛을 내어 만들어 본다. 식어도 맛있고 무엇보다 요리하기 간단하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