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상담실을 오픈할 때의 목적은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개의 상반된 문화권속에서 점차 심화돼가는 우리 이민가정의 청소년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 위함이었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예상했던 청소년 문제보다는 오히려 생각지 않던 중년기 남성들의 외도에 관한 한인주부들의 하소연이었습니다. ”
한미문화교육원과 새얼상담실을 운영해 오고 있는 이계조(60)원장은 불과 2∼3년전까지만 해도 커뮤니티차원의 상담실에 접수되는 ‘고민 1위’는 청소년 자녀문제였는데 최근엔 ‘중년 남편들의 외도’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한다.
“객관성을 위해 중형이상 규모의 한인교회 심방목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목회자들의 의견 역시 최근 부쩍 35세∼60세사이의 한인 남성들의 외도가 한인가정의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지요. 그래서 지난 2년동안 상담원들과 접수된 관련 케이스들을 종합 분석, 나름대로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다음과 같이 추려보았습니다.”
다음은 이원장이 전문상담원들과 분석한 중년기 남편들의 전형적인 외도 케이스와 그 원인 및 해결방안을 요약한 것이다.
▲케이스 분석=40대 초반의 A부인은 남편이 여자를 만나면서 아내인 자신이 정신병이라 가정생활을 해나가기가 힘들다고 호소하며 그 여인을 계속 만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신이 정신병이 아님을 그들에게 증명해 보일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상담해 왔다. 바람을 피우는 남편들 중에 이처럼 아내의 고칠 수 없는 질병(정신병, 암 등)을 호소하며 상대 여성에게 연민의 정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45세의 B부인은 너무도 성실하던 남편이 불륜의 관계에 빠져 가족도 사업도 내팽개친 채 그 여성에게만 몰두해 있다. 평소 내성적이고 성실하던 남성일수록 중년기에 외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껏 억압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51세 C부인은 집에 물건을 사들고 오지 않던 남편이 얼마전부터 각가지 생활용품, 예를 들어 화장품, 그릇, 정수기 등을 사갖고 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후 피라미드 세일을 하는 여인과 불륜의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인=중년남성들의 외도 에는 몇가지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중년기에 찾아오는 ‘제2의 정체성 형성’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인생과정에서 볼 때 자신의 삶을 중간점검, 남은 여생에 대한 새로운 인생구조를 세워야 할 단계로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다음과 같은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1. 호르몬 변화
원래 남성의 몸속에는 다량의 남성호르몬과 소량의 여성호르몬이 있고 여성은 그 반대다. 그러다가 30대 후반, 즉 중년기에 되면서 남자에게는 남성호르몬은 감소하고 반대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증세가 체중증가, 식욕저하, 불면증, 골다공증, 근력 저하 등.
이같은 신체적변화와 함께 심리변화도 나타나는데 여성호르몬의 특징인 감성적이고 의존적으로 되며 따라서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속에서 위로를 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그러나 반대로 여성, 즉 아내측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하고 여성호르몬은 줄어들기때문에 오히려 억세지고 또 감정도 무디어져 남편이 바라는대로 따뜻하고 친밀하게 받아주지를 못하기때문에 가정밖에서 자신을 받아줄 대상을 찾게 되는 것이다.
2. 괴리감
남성호르몬 감소에 따라 스스로의 남성적인 매력에 자신감이 상실된다. 따라서 이같은 신체변화를 부인하려는 반대행동으로서 더욱 자신의 ‘남성’을 과시해보고 싶고 또 확인해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생겨 바람을 피우게 된다.
3.가치관의 상실
30대까지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가정이란 외부적인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온 에너지를 투입했다. 그러나 중년에 접어들면서 외부적인 것들이 갖추어졌기때문에 이번에는 또다른 가치관을 찾아야 한다는 정신적 공황에 빠져 무언가를 갈망하는데 이때 그 대상을 아내외의 여성에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민자들의 경우 중년기의 가치관의 방황은 더욱 공허하기 때문에 외도가 많다.
4.인생을 논할 대상이 필요
신체적, 심리적으로 찾아온 변화들을 털어놓고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 줄, 밤새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을 절실히 찾게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는 육체적 관계없이 대화만을 위해 거의 매일 만나는 케이스도 있다. 이때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 들 대상을 아내에게서 찾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평소 ‘인생을 논하고 유치하다 싶을 정도의 속 감정을 털어 놓을 만큼’의 대화를 부부사이에서 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결방안=신체적, 심리적으로 공황기를 맞지만 오히려 이때를 잘 이용하면 제2의 인생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다. 그 방법으로는,
1. 자신의 기분을 대화로 푼다.
자신의 변화, 예를 들어 웬지 울고싶도록 슬픈 감정이 일때는 남자가 이래서는 안돼지 하고 억제하거나 부인하지 말고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고 이같은 기분을 아내에게 표현한다. 아내측은 중년기때 남성에게 여성호르몬이 생겨 감성적이 된다는 것을 알고 따뜻하게 남편의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2. 또래그룹을 찾아 교우관계를 활성화한다.
같은 연령층의 남성들을 찾아 동질성을 느껴보는 기회를 찾아 본다. 이같은 기분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혼자 외롭게 고립돼있지 말고 친구나 동창등을 찾아 사교생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본다.
3. 정신적인 창조로 전환해본다.
30대까지는 물질적, 육신적인 창조의 시기였다면 그 이후부터는 정신적, 내면적세계에 대한 재창조의 기회라 여기고 진정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주변에서 찾아 본다. 돈을 벌기위해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이나 책, 음악과 영화감상 등의 문화생활을 즐긴다.
4. 건강생활을 찾아본다.
이제까지는 따로 건강에 투자를 하지 않아도 젊기때문에 영위할 수 있었지만 중년기이후부터는 따로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또 인간의 몸은 힘을 쓰면 쓸수록 생기기때문에 전체적으로 신체적인 에너지가 저하되는 중년이야 말로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기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서 나온다는 말처럼 우울하고 기력이 떨어질 때일수록 걷기, 수영하기 등으로 몸을 움직이면 정신 또한 명랑해 진다. 상담소 전화번호는 (714)772-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