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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모하비 사막거북을 살리자

New York

2011.02.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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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영/산칼로스대 초빙교수

얼마 전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주 등 4개주에 걸쳐 있는 남한의 3분의 2가 된다는 모하비 사막을 버스로 횡단할 기회가 있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고속도로를 따라가 보면 도로 양편에 철조망이 계속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야생동물이 차에 치여 죽는 것을 막기 위해 공장에서 특수하게 제조된 철조망이다.

그런데 모하비 사막 고속도로 철조망은 특별히 ‘사막거북(desert tortoise)’을 보호 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이 사막거북은 모하비 사막과 이 지역 근처의 멕시코 일부 사막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거북의 일종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물이다.

이 거북은 해부생리학적으로 특이하다. 아주 뜨거운 여름 섭씨 60도가 되는 사막에서도 살아간다. 그러한 열악한 곳에서 살지만 평균수명이 사람보다 긴 100년까지 산다. 3m 넘게 깊게 땅굴을 파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데 때로는 몇 개의 땅굴을 연결시켜 다람쥐 등 다른 동물들과 공유하며 산다.

또한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 일년간 물을 마시지 않고도 살아간다. 방광의 오줌을 재활용go 체내에서 물로 사용할 수 있게 창조된 동물이다. 방광이 아주 커서 그 속에 물(오줌)을 다 채우면 몸무게의 40%가 된다.

반면 이 사막은 전체의 80%가 연방정부 소유로서 미국 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고 생산가치가 없는 불모지 땅이다. 하지만 태양열이 일년 내내 내려 쪼여, 일조량이 2배 이상 되는 지역이다. 더구나 주위에 건물이나 장애물이 없는 넓은 땅이기에 태양에너지 발전소 사업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꼽혀 왔다. 그래서 미 정부는 드디어 지난 2010년 10월 녹색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 땅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 건설을 허가하여 주었다. 직경 13m짜리 오목거울을 수 십만 개를 세워 태양열을 모아 물을 끓이고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새로운 발전소가 완성되면 46평방마일에 달하는 사막에 거울과 탑이 들어선 작은 공장도시가 되면서 수십만 가구에 전기가 공급된다. 전 세계 태양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적 태양열 발전소 계획이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 뜻하지 않게 발전소 건설부지에서 사막거북이가 발견되어 건설이 잠시 중단된 적이 있다. 결국 시공사측에서 거북이를 비롯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기금을 마련하고 발견된 수 십 마리의 거북이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조건으로 건설 계획이 계속 될 수가 있었다고 한다. 동시에 연방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공장부지와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300만 에이커 되는 넓은 사막 땅을 서식지로 지정, 사막거북이를 보호하고 증식시키기 위한 장기 계획이 세웠다.

미국의 세계적인 태양발전소 건설에 맞서 감히 싸울 수 있는 사막거북의 위력은 무엇일까?

사막거북은 지난 수 십년간 계속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1990년부터 희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되었다. 야생 사막거북이를 위협, 수집, 포획은 물론 만지는 행동을 법으로 하지 못하도록 하고, 위반시는 5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내 징역에 처한다.

이 동물을 위하여 정부 연구소도 만들어졌으며 연구학회도 생겼다. 이 거북이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후 정부에서는 많은 연구비를 책정해 원인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그간 사막거북이는 수 천년 간 사막환경에 잘 적응하여 살아 왔음에도 지난 40여년간 인간이 사막 가운대로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신도시를 개발하는 등 생태계를 파괴시켜 다른 동물보다 먼저 멸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이 사막에서 가장 오래사는 사막거북은 생태계에 많은 정보를 주고 있다.

생태계 파괴는 결과적으로 인류공동체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역시 생태계 균형을 위해 태양열 발전소 건설 못지 않게 멸종위기에 있는 사막거북을 중요하게 보호하는 문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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