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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G사 구장 건립 계획안 "LA 시민들 세금 한푼도 쓰지 않겠다"

풋볼구장은 이름도 중요하다. 머제스틱사는 구장 건립 계획안에 NFL의 요구에 따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를 뺄 것이라고 밝혔다. 인더스트리’라는 단어가 사전적 의미로 ‘공장’ ‘창고’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코리아타운 동쪽인 다운타운 스테이플스센터 앞 주차장 부지에 추진되고 있는 AEG사의 NFL 구장은 보험회사인 파머스사로부터 향후 30년동안 7억달러를 받는 조건의 명명권 합의를 통해 ‘파머스 필드’로 확정됐다. 만약 NFL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계약은 백지화된다.

▶라이위키 "3개월 동안의 시간을 주겠다"

팀 라이위키 AEG 회장은 얼마 전 NFL 사무국에 엄포를 놓았다. LA 다운타운 구장 승인여부를 놓고 "3개월 동안의 시간만 주겠다"고 선언한 것. 뿐만 아니라 그는 LA로 이동할 NFL 팀도 3개월 안에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대다수 관계자들은 그의 발언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구애공세를 펼쳐도 시원찮을 마당에 어디서 그런 용기를 얻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볼 때는 포기선언이나 다름없다. 자신이 없으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나는 뭔가 하려는데 NFL측에서 미적거린다'는 카드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위키는 최근 "난 (로스키처럼) 10년 동안 NFL 허락을 기다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NFL 구단주는 "그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냐구? 꿈은 자유라니까"라며 코웃음을 쳤다. 스포츠 컨설팅 회사 '스포츠 코프'의 마크 재니스 애널리스트 역시 "3개월 안에 NFL팀 탄생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편에선 "그만큼 자신만만하기 때문"이라며 라이위키의 남다른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AEG가 파머스 보험과 계약기간 30년에 7억 달러에 이르는 구장 이름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 '파머스 필드(Farmer's Field)'로 구장이름을 미리 지은 것은 그의 진취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는 평이다. 물론 이는 라이센스 계약은 물론 AEG가 NFL 팀을 데려올 수 있다는 조건하에서다.

▶AEG는?

AEG는 스테이플스센터와 노키아 극장 등 LA 라이브를 세우며 암울했던 LA 다운타운 분위기를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NFL이 분명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다. AEG는 미국 최고의 축구 경기장으로 꼽히는 카슨시의 홈디포센터(축구팀 LA 갤럭시 홈구장)를 소유할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팀 LA 갤럭시 NHL팀 LA 킹스 등의 지분을 50% 소유 구단 경영까지 손을 뻗었다. 지난 2009년에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공연 'This Is It'의 프로모터로 움직이는 등 LA내 굵직굵직한 스포츠와 팝스타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다(잭슨 공연은 그의 사망으로 취소됐다). 세계적인 축구 수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미국에 데려온 것 역시 AEG의 막강한 자본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이외 AEG는 아카데미상이 열리는 코닥 극장 잉글랜드의 유명 실내경기장인 O2 어리나 등도 운영하고 있다.

▶AEG '회장은 있고 CEO는 없네'

관계자들은 AEG가 이번 풋볼 구장 유치활동을 놓고 사활을 걸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번 딜에 라이위키 회장의 이름은 올라 있지만 정작 AEG의 가장 중요한 인물인 CEO 필립 안슈츠는 투자할 지 여부를 놓고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라이위키는 "안슈츠 CEO와 AEG가 새 스타디움 건축을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얼마 뒤 "안슈츠 CEO는 이번 딜에 가담하지 않는다"며 말을 번복했다. NFL에 거절당할 경우를 대비해 고의로 안슈츠 이름을 뺀 게 아니냐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NFL이 라이위키의 손을 들어준다면 안슈츠가 풋볼 구장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농후하다.

▶"10년 안에 수퍼보울 따오겠다"

라이위키는 파머스 필드를 LA 컨벤션 센터 맞은 편에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10년 안에 수퍼보울 그리고 NCAA 4강전도 따오겠다고 공약했다. 파머스 필드는 15에이커 규모로 6만5000여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머제스틱이 추진 중인 NFL 구장은 600 에이커 규모 부지에 8억 달러를 투입 7만5000석 규모로 설계돼 있다.

▶이동식 지붕? 수지타산 맞을까?

파머스 필드는 이동식 지붕을 설치할 것이라는 제안을 했다. 라이위키는 이동식 지붕 포함 완공까지 10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다수의 건축 전문가들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한 전문가는 '30억 달러로도 모자랄 판'이라고 말했다. 존 매라 뉴욕 자이언츠 구단주도 "우리 팀 홈구장인 뉴메도우랜즈 스타디움 완공에만 총 16억 달러가 투입됐다. (파머스 필드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밝혔다.

이동식 지붕을 설치하는 데만 4억 달러는 족히 투입될 것이라는 게 건축 전문가들의 공통된 말이다. 뉴욕 제츠 구단주 우디 잔슨은 "만약 지붕 놓는데만 4억 달러가 투입된다면 그 곳에선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라이위키는 LA시의 세금을 한푼도 쓰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협소한 주차공간

주차장도 큰 문제로 대두된다. 다른 NFL 구장과 달리 LA 다운타운은 땅이 비좁아 테일 게이팅은 꿈도 못꾼다. 가까운 예로 애틀랜타의 조지아돔이 비슷하다. 애틀랜타 팰콘스의 한 팬은 "주차하고 경기장에 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솔직히 분위기가 영 아니다"라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테일 게이팅을 하면서 풋볼 얘기도 하기 위해 경기장에 가는 것 아니냐. 그게 바로 풋볼의 낙인데 그게 없다"고 말했다. 콜츠 구단주 짐 어사이도 "NFL은 이벤트 분위기가 물씬 풍겨야 한다. 친구 가족들과 함께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도착하는 게 다 그런 이유 때문이 다. 풋볼경기는 단순히 경기로 시작해 경기로 끝나는 그런 이벤트가 아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야 한다. 그게 바로 NFL"이라고 강조했다.

한 비평가는 "LA 다운타운 풋볼팀으로 인해 나타날 교통체증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며 LA 다운타운이 NFL팀이 들어오기엔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레이커스나 클리퍼스 킹스 경기가 겹친다면 교통은 완전마비 수준이 될 예상이라는 것이다. 또 LA 다운타운 교통이 월요일과 목요일에 가장 심각한 편인데 먼데이나잇풋볼(월요풋볼)이나 서스데이 나잇 풋볼(목요풋볼)을 어떻게 열 수 있냐는 것이다.

▶AEG 구단주는 'No'

NFL은 NFL 구단주가 NBA 등 다른 스포츠 구단을 소유하는 것을 금한다. 이에 AEG는 구단경영에는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NFL 팀들은 경기 티켓과 주차 티켓 등 구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대부분을 고스란히 가져간다. 그에 반해 AEG는 NBA팀인 레이커스와 클리퍼스 그리고 NHL의 킹스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AEG는 부분적으로 이들 팀의 티켓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래도 좋다며 LA 다운타운에 가고파하는 NFL팀이 있을까? 스케줄도 문제다. NFL팀이 일요일에 LA서 홈 경기를 치르면 레이커스 클리퍼스 킹스는 일요일 경기를 비워야 하는 지 여부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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