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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일출봉 바라보며 신혼단꿈에 젖어

Los Angeles

2000.09.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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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관광의 첫 관문인 제주도는 정말 볼 것 많고 할 것 많은 곳이다. 샌 호세에서 온 정 선생님 내외는 결혼 30주년을 맞아 신혼 여행 왔던 제주도를 다시 찾기 위해 고국 관광 길에 올랐다고 한다. "여보, 저기 용두암, 예전 그대로네요."하며 탄성을 자아내는 사모님. 얼굴에는 세월이 문지르고 간 흔적이 늘어갈 지라도 남편과 함께 조국 땅에 선 그녀는 신혼 시절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첫날, 관광객들은 카리브 해안 보다 더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끼고 있는 세계적인 리조트 타운, 중문 단지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넘실대며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면서 신혼 때의 낭만에 젖어들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제주도의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한라산은 봄이면 노란 유채 꽃, 여름이면 녹음,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풀, 겨울이면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화산으로 수많은 신화와 설화를 낳았다.

제주의 동쪽 끝에 우뚝 솟은 거대한 성산 일출봉.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더없이 장엄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기암절벽 위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는 하얀 물기둥, 천지연 폭포. 옥황상제를 모시는 칠 선녀가 밤중에 내려와 몰래 미역을 감고 노닐다 갔다고 해 이름 붙여진 천제연. 제주도의 자연은 전설로 가득하다.

성읍 민속 마을의 왕바리 (장가든 남자를 일컫는 제주도 사투리) 고 서방은 어멍이 풋감 물을 들여 만들어 주었다는 갈색 전통 한복을 입고 탐라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전통 초가를 관광객들에게 보여주었다. 제주 감귤의 새콤달콤한 맛과 풍성한 인심을 맛보게 한 관광 농원, 귤림성에서 우리 농민들의 어려움도 헤아려볼 수 있었고 그들이 직접 길러 제조한 만병통치약과 다름없는 동충하초도 구입해 보았다.

갈치 국, 제첩 국, 옥돔구이, 제주 토종 돼지 구이 등 제주도에는 먹을거리가 어쩜 그렇게 다양하고 풍성한지. 바닷가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딴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쩍 벌려 티스푼으로 퍼주는 성게는 고소하기가 이를 데 없고 입천장에까지 들러붙는 산낙지의 생명력은 자식들 학교 보내느라 생명을 건 잠수를 했던 제주 해녀들과 참 많이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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