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관광의 두 번째 관문은 부산. 조 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에 나오는 오륙도 넘어가는 연락선이 정말 눈앞에 펼쳐진다. 대한민국 제 2의 도시, 부산에는 태종 무열왕과 김 유신 장군의 누이가 사랑을 나누었다는 태종대, 너무 아름다워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붙여진 이름의 자살 바위, 용두산 공원을 비롯한 관광지도 많지만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자갈치 시장 만한 곳도 없을 성싶다.
자갈치 시장에 들어서니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를 외치는 아지매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온다. 1인분에 15,000원 하는 모듬 회를 시키니 해삼과 멍게에 아나고, 광어까지 먹음직스럽게 한 접시 담겨져 나온다. 마늘 송송 썰어 넣고 깨를 뿌린 쌈장이 어찌나 맛있던지 이제껏 와사비에 간장 찍어 회를 어떻게 먹었나 싶다.
머리에는 수건을 둘러쓰고 몸뻬 바지에 억척스러움이 몸에 밴 또순이들.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이며 누이인 이들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들이 오늘날 누리고 있는 이 풍요와 여유가 어림 반푼 어치나 있었을까. 햇살에 그은 거친 피부와 생선냄새 폴폴 풍기는 자갈치 시장 아지매들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삶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당신에게도 분명코 진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