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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정] 틴에이저 페이저 휴대폰 학교갖고 갈 수 없어

Los Angeles

2000.09.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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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틴에이저 자녀를 둔 부모들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바로 페이저, 셀률러폰, 휴대용 CD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전자수첩 등 최근 유행하는 통신·전자제품들을 사줘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들은 학생들이 이러한 제품을 가지고 등교하는 것을 수업이나 학교 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규제하고 있지만 정작 십대들 사이에서는 이런 제품을 갖고 있지 않으면‘동료 그룹’사이에서 소외감까지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십대들의 전자제품 소지에 대해서는 교육의 일선 현장에 있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아예 학교 규칙으로 엄하게 등교할 때 가져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부모가 모두 직장에 나가 있어 비상시 아이들이 부모들과 연락할 때도움이 된다는 지지파들도 있다.

따라서 일부 교육자들은 자녀들의 전자제품 소지에 대해서는 각 가정에서 부모들이 개인적인 사정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권하고 있다. 한인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전자제품 소지에 대한 학교 규칙과 교사들의 반응, 또 다른 학부모들의 의견들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시 소지하면 안되는 전자제품들로는 페이저, 휴대폰, 휴대용 CD플레이어나 카세트 플레이어, MP3플레이어 등이다. 반면 학교에 가지고 가도 되는 것은 전자계산기, 전자수첩, 랩탑 컴퓨터 등이다.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들은 셀률러폰이나 페이저 등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문제가 덜한 편입니다. 그러나 중학교나 고등학교 모두 원칙적으로는 학생들이 그런 물건들을 가지고 등교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스티븐슨 중학교의 마가렛 김 교감은 학교 캠퍼스 안에서 셀률러폰이나 CD풀레이어등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발견되면 처벌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수업시간이나 방과후 클럽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경우 미리 학교로부터 허락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생활 지도 교사들은 학생들이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다니다보면 도난 사고가 발생하는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엄격한 학칙들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휴대폰이나 CD플레이어같은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이를 규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휴대폰이나 페이저가 울린다든지 음악을 듣는 학생이 발견될 때에만 처벌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비록 학칙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소지자체가 금지되어 있지만 수업시간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그대로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으로 생활 지도를 하는 교감들이 이런 일을 맡고 있는데 휴대폰이나 CD플레이어 등을 가지고 다니다가 적발되면 교사가 일단 보관하고 학부모가 나중에 학교를 방문해야만 돌려주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 학교가 많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의 어려움을 더해주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통신·전자제품들 가운데는 처음부터 틴에이저 고객들을 잡기위해 화려한 색상과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첨단의 기능에 예쁜 디자인, 여기에 더해 틴에이저라면 누구라도 마음을 뺏기게 만드는 광고까지, 부모들을 졸라서라도 하나쯤 마련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듯 규제와 현실의 엄청난 차이 속에서 틴에이저들의 통신기기나 첨단 전자제품에 대한 선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또 페이저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며 서로 연락을 하는 것이 그들 나름의 멋과 유행으로 만들어지다보니 그런 물건들이 없으면 또래 친구들로부터 ‘왕따’ 당하기도 해 이러한 물건들을 갖고 있지않다는 것이 10대들에게는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부모들 역시 자녀들에게 이런 물건들을 사줄수도 안사줄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게 된다.
또 지난해 컬럼바인 고등학교 사고에서 아이들이 셀률러폰을 이용해 부모들과 연락을 취할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모들사이에서는 아이들에게도 위급한 상황에서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이 많아졌다. 또 아이들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전자수첩이나 전자사전, 랩탑 컴퓨터등을 사달라고 할 때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러한 추세를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10대들이 밤새도록 휴대폰 통화를 해서 전화비용은 물론 다음날 수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든가 그룹 미팅등의 탈선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부작용 등을 배제할 수도 없어 더욱 갈등에 싸이게 된다.

또 핸드폰 외에도 10대 자녀들이 원하는 랩탑 컴퓨터나 팜탑, 전자수첩 등의 제품들은 대부분 고가의 상품이라 경제적인 부담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고 한다.
10대 자녀들에게 휴대폰이나 컴퓨터 관련 제품들을 사줄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이나 일선 학교 상담 교사들조차 어느 하나가 반드시 올바른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다만 자녀가 원하는 물건이 왜 필요한지를 함께 의논하고 구입한 물건들이 자녀의 학교 생활을 방해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또 동시에 부작용은 무엇인지 자녀와 함께 의논해 결정하는 것이 하나의 부모의 지혜라고 지적하는 정도다. 날로 발전하는 인터넷과 함께 현대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고민도 매일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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