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잇단 상승 조기에 물량 확보 경쟁 신용장 거래 반년새 두배 LA·롱비치 물량 10% 이상↑
한인 무역업계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조기 수입 물량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한인 은행 국제부 직원들까지 바빠지고 있다.
이들 업체의 대부분은 혹독했던 이번 불경기의 파고를 잘 넘어 온 곳들로 올해 들어 거래 규모를 늘리는 등 사업 확장을 타진하고 있다. 때마침 대출 확대 분위기로 돌아선 일부 은행들도 금융위기 직후 크게 줄였던 라인 규모를 원상복귀 해주거나 늘려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경기회복에 따른 거래 규모 확대가 주 요인이다. 지난 달 20~22일 뉴욕에서 열린 잡화 엑스포를 다녀 온 한 한인 수입업체 사장은 "작년에 비해 바이어가 늘었고 계약을 위한 미팅도 활발했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는 업체가 많았다"고 말했다.
나라은행 배영수 본부장은 "대형 고객들의 작년 4분기 LC 규모가 2009년 4분기에 비해 28% 증가했고 신규 고객도 35% 이상 늘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과의 거래가 크게 늘었는데 경기가 풀리며 재고를 다시 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한인 경제권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 달 말 LA다운타운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HSBC가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 행사에서 만난 HSBC의 윌리엄 노위키 북미지역 국제금융 총괄 전무는 "지난 반년새 HSBC에서 이뤄진 신용장(LC) 거래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증가량의 대부분은 중국 한국 일본 동남 아시아 등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FTA도 있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무역업체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해외 거래를 원하는 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항만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LA항을 거친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은 전년동월 대비 15.3% 롱비치항은 10.8% 증가했다.
한미은행 이진상 국제부장은 "은행이나 무역업체들이나 지난 2년간의 적자를 털어내고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경기가 풀리고 있어 은행과 무역업체 모두 활동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려 하는 영향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원자재나 물품을 거래하는 무역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 특히 면화는 가격이 파운드 당 2달러를 넘어서며 140여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중앙은행 브라이언 김 국제부 매니저는 "이전과 같은 양을 거래한다 해도 면 가격이 워낙 늘어 기존 라인 규모로는 감당이 안되는 업체들이 적지않아 이들의 라인 확대 요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