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7승95패로 중부로 5위를 유지하며 2006시즌부터 내리 5시즌 동안 연평균 67.6승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이어가게 된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스토브리그 개막과 함께 숨겨놓은 위험한 카드을 꺼내들었다.
에이스 잭 그레인키와 유니에스키 베탄코트를 팔며 밀워키로부터 알시데스 에스코바 로렌조 케인 제프리 제프리스 제이크 오도리치를 획득했고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데이빗 데헤수스 대신 신예 투수 빈 마자로를 합류시켰다. 여기에 '강철팔' 제프 프랜쿠어와 재능있는 중견수 멜키 카브레라 노장 3루수 페드로 펠리즈 버려진 선발 제프 프랜시스를 영입하며 겨울준비를 마쳤다. 올시즌 캔자스시티는 잠재력 넘치는 신예들의 폭발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은 극과극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캔자스시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충분한 계산에 의한 도박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최근까지 대다수 기관에서 발표한 팜 랭킹에서 캔자스시티는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BA가 발표한 상위 100명의 유망주 중 무려 9명이 캔자스시티 소속이다.
90년대 이후 하위권을 줄곧 맴돌고 있는 캔자스시티지만 올시즌처럼 재능있고 멋진 유망주들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유망주 천국
특급 유망주가 메이저무대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더구나 올시즌 수많은 유망주들이 캔자스시티 라인업에서 들락날락 거릴 것을 감안한다면 유망주들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팀의 성적은 도미노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첫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유격수 알시데스 에스코바와 빈 마자로의 활약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스코바의 경우 그레인키와의 트레이드에서 가장 상단에 위치했던 선수로 넓은 수비범위와 함께 빠른 발을 자랑하는 유격수다.
타격에 대한 능력으로 출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캔자스시티의 선두타자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빈 마자로의 경우 지난해 6승8패 평균자책점 4.27로 다소 부진했지만 발전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두 선수의 안전정인 안착은 곧 유망주 시스템의 정착과 함께 세대교체의 흐름에 유연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선에서는 단연 1루수 빌리 버틀러를 중심으로 편성된다. 지난해 3할1푼8리에 15홈런 76타점을 기록한 버틀러는 파워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51개의 2루타(2년간 96개.전체1위)가 증명하듯 중장거리용 타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문제는 버틀러 이후 타선에 대한 해법이 크게 없다는 것이지만 수퍼 유망주 2명의 활약에 따라 팀은 희망 혹은 절망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더블 A와 트리플 A 118경기에서 3할2푼2리 36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거포 탄생이 예감되는 마이크 머스타커스(2007년 2번픽)와 2008년 3순위로 캔자스시티에 합류한 1루 유망주 에릭 호스머(싱글 A 더블 A 137경기 3할3푼8리 20홈런 86타점)가 주인공으로 두 선수 모두 캔자스시티에 조금이라도 오래 남기 위해 6월 이후부터 메이저리그 무대를 콜업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타커스의 경우 팀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수년내 리그 수위급 타선으로의 변화에 핵심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리그 2위에 해당하는 팀 타율(2할7푼4리)에 비해 빈약했던 득점력(득점 676점 리그20위)를 감안한다면 머스타커스의 합류는 대환영이라 할 수 있다.
선발진에서는 빈 마자로와 제프 프랜시스의 합류로 루크 호체버 카일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수준급은 아니더라도 제 구실정도는 가능한 로테이션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잭팟이 터진 브루스 첸(12승7패 평균자책점 4.17)까지 200만 달러에 잔류를 선택하며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은 편이다.
물론 선발 유망주들도 넘쳐나지만 그레인키 이후 부진한 팜 시스템을 고려한다면 정상적인 라인업 등재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인물
알렉스 고든(OF)
2005년 1라운드 2번픽으로 캔자스시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선수였던 알렉스 고든은 지난해 2할1푼5리 8홈런 20타점으로 팀의 기대감을 완전히 불태워버렸다.
때문에 3루 자리도 머스타커스를 위해 과감히 외야수로 변경했다.
아직은 팀에서 그를 위한 자리는 마련해놓은 셈이다. 관건은 이제 그가 외야수 자리를 차지할만한 실력으로 돌아오는 일 뿐이다.
호아킴 소리아(CP)
캔자스시티에도 자랑거리는 있다.
지난해 1승2패 43세이브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한 26살의 마무리 투수 호아킴 소리아가 그 주인공으로 강력한 패스트볼과 함께 강철심장으로 위태로운 리드 상황을 곧잘 마무리하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