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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도 다녀갔다는 금강산의 온정리 온천 관광

Los Angeles

2000.09.20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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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 아름답고 수려하긴 하지만 평소에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4시간 산행은 다소 무리가 된다. 산에서 내려와 늦은 점심을 먹고 난 후, 피곤에 눈까풀까지 무거워질 때면 따뜻한 목욕물 생각이 간절해진다. 금강산 관광의 오후 선택 관광인 온천 욕은 산행에 지친 몸의 피로를 깨끗하게 씻어 준다.

금강산 온천은 북한 전지역에 산재된 230여 개의 온천 가운데에서도 가장 효능이 뛰어나며 외금강의 절경과 어우러져 그 명성이 높다. 역사적으로도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 태자가 이곳에서 온천을 즐겼으며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도 여러 차례 온천을 다니러 왔었고 세조 10년인 1464년에는 고성 온정을 수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온정리 일대가 이미 15세기에도 이름난 온천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따뜻할 온 자, 우물 정 자를 쓴 온정리도 온천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다.

외금강 온정리 매바위산 아래 위치하고 있는 현대의 금강산 온천장은 지하 203미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천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1,066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규모이다.

온천 욕에 가장 쾌적한 섭씨 40-43도의 100퍼센트 지하 천연 온천수에는 무색 무취의 중탄산나트륨 성분이 함유돼 있어 수질이 부드럽다. 예로부터 이 온천에서 목욕을 하면 백혈구의 탐식기능이 강화돼 항체 량이 늘어남으로써 질병에 대한 방어기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경계와 운동 기 계통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노화 방지, 피부 질환, 갱년기 장애, 관절염, 심장병, 소화불량,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만성 스트레스에 효염이 있다고 한다.

무슨 온천물이 이렇게 여러 가지 증상에 다 좋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난리 법석일까 했던 오만은 온천을 하고 난 뒤 사라졌다. 그토록 아름답고 신비로운 금강산의 정기를 타고 내려온 물이라면 충분히 만병을 다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연채광으로 밝은 온천 안에는 옥돌을 깐 옥돌 탕과 게르마늄 탕 등 온천물의 효과를 배가해주는 성분의 욕탕과 맥반석 한증탕, 황토 한증탕, 게르마늄 한증탕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온천의 향기와 효과를 즐기다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 날씨가 맑을 때면 노천 탕에서는 비로봉을 바라보며 온천 욕을 하는 신선 놀음을 즐길 수가 있다.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게 만들어 놓은 탕 앞에서 등줄기에 시원한 물을 끼얹는 아주머니, 옥돌이 깔려 있는 옥돌 보행탕을 걸으며 옥의 정기를 온몸 가득히 느끼는 아가씨, 황토한증에 누워 "아이고, 좋다."를 연발하는 할머니. 모두모두 한쪽 옆에 옷을 벗어놓은 선녀가 되어 로마 까르깔라 야외 목욕탕에서 호사스러운 목욕을 즐기는 것 같은 사치를 마음껏 향유했다. 담 너머의 나무꾼들도 온천 후에는 산신령님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온천의 입장료는 성인 12달러로 선택 관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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