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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직접 볶고 내린 오감만족 '나만의 커피'…'커피 Lover들' 의 이야기

Los Angeles

2011.04.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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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과정·시간 들어도
'핸드 드립' 만들어 마시자
'오감으로 커피를 마신다.'

전세계인에게 커피가 사랑 받게 된 이후 '커피를 마시자'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는 말을 대신하게 되었다. 커피는 어디서나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료의 대명사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바람이 불었지만 커피의 위상 자체가 격상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커피는 만남이나 업무를 도와주는 일종의 윤활유 같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제 커피는 수단에서 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쉽게 사먹는 커피를 뛰어넘는 '나만의 커피'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시간을 들여 직접 '핸드 드립 커피'를 만들어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큐그레이더' 오미란씨는 "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것의 가장 큰 이유는 맛이다. 커피는 신선할수록 맛있다. 커피를 갈아놓으면 산화가 되기 때문이다. 대량으로 로스팅 되고 판매되는 커피는 유통과정에서 이미 신선도를 잃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맛과 향에서 월등하다."



큐그레이더란 커피의 원료인 생두의 감정부터 커피를 볶는 작업인 로스팅과 커피를 추출하는 작업인 드리핑까지 커피가 만들어지는 전과정의 전문가다.

고급원두를 손으로 정성껏 내린 커피를 마신다면 누구나 그 맛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핸드 드립 커피에는 설탕과 크림 같은 첨가물의 맛이 커피의 맛보다 강한 일반적인 커피와는 다른 복잡한 맛과 향이 있다. 흔히 얘기하는 '쓴 커피'가 아닌 신맛과 짠맛 단맛 쓴맛이 조화를 이룬 전혀 새로운 맛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반드시 더 나은 커피맛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마치 차를 마실 때의 다도와 같이 커피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음미할 수 있다.

커피를 배우다가 큐그레이더 자격증까지 취득한 이병휘씨는 "커피를 만들고 마시는 시간만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즐기게 된다"라며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도 도구를 챙겨가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실 정도의 커피 매니아다.

이에 더해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미각뿐만이 아닌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직접 드리핑한 커피를 즐겨 마신다는 김유리씨는 "커피를 갈 때 나는 향이 너무 좋다. 사먹는 커피와는 전혀 다른 향이 온 집안을 채운다"며 커피를 만드는 것은 공감각적 경험이라고 밝혔다. 현재 드리핑을 배우고 있는 루크 정씨는 "커피를 갈 때 나는 소리나 데워놓은 잔을 만지는 따뜻한 촉감도 커피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다. 만들 때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커피가 만들어질까 상상하는 재미도 있다"며 자신이 느끼는 색다른 즐거움을 말했다.

커피를 만드는 즐거움을 알게 된 사람들은 더 이상 커피를 업무나 만남의 보조로 생각하지 않는다. '만나서 커피나 한 잔 하자'보다는 '커피 마시러 한번 만나자'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커피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조원희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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