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지붕에 저격수 배치 집 밖으로 나오면 총격 거리 막고 휴대전화 차단 "거리에 시신 나뒹굴어"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규모 유혈진압으로 시리아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하루에만 정부군의 진압으로 시위 거점인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에서 적어도 25명이 숨졌고 26일에도 정부군의 총격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기간 중 시리아 전역에선 500명이 체포됐고 3월 중순 시위가 시작된 뒤 사망자만 400명에 이른다.
정부군은 25일 새벽부터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의해 무차별 진압작전을 진행했다. 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전기와 물 공급 휴대전화 서비스를 먼저 끊었다.
이어 미처 동도 트기 전에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주민들의 통행을 차단했고 탱크를 앞세운 3000~50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개인화기로 무장한 보안요원들이 집집마다 샅샅이 뒤져 숨어 있는 시위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사이 저격수들은 높은 건물의 지붕에 배치돼 집 밖으로 나온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도시 남쪽에 있는 요르단과의 국경도 폐쇄됐다.
목격자들은 전화 등을 통해 "죽거나 심한 부상을 당한 14명이 거리에 나뒹굴고 있다"는 증언을 CNN 등 외신에 전하고 있다. 외신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강경진압을 통해 시위를 뿌리뽑겠다는 작전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29년간 시리아를 통치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에 이어 2000년 부자세습으로 집권한 바샤르 알아사드(46) 대통령은 지난 21일 시위대를 회유하기 위해 그들이 요구해온 비상사태법 폐지를 받아들였다. 특별한 이유 없이 국민을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한 악법이었다.
그러나 정부 측은 비상사태법 폐지 하루 만인 22일부터 이틀간 강경 진압으로 120명의 주민을 학살했고 25~26일에도 무자비한 진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