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외교부는 자국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및 측근들과 연계돼 불법 혐의가 있는 은닉 자산의 규모가 3억6000만 스위스프랑(미화 4억1580만달러 한화 4428억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2일 밝혔다.
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자산 규모는 4억1000만 스위스프랑에 달하고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의 자산은 6000만 스위스프랑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외교부 대변인은 "스위스 연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불법일 가능성이 큰 이들 자산은 동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2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나토 공습으로 숨진 카다피의 아들 세이프 알-아랍과 손자ㆍ손녀 3명의 장례식이 열렸다.
화환이 얹어진 녹색 천으로 덮힌 세이프 알-아랍 시신이 앰뷸런스에 실려 알-하니 공동묘지로 향하자 카다피 지지자 1000여 명은 "순교자들을 위한 복수를" "우리는 무아마르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카다피의 다른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과 한니발의 모습도 보였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서부에서 유일하게 반군이 장악한 도시인 미스라타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토의 공습으로 아들을 잃은 카다피가 화학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알-몬타세르라는 이름의 한 주민은 "우리는 병사들이 (리비아 서부의) 진탄 지역에서 방독면을 나눠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 때문에 반군은 동부의 벵가지에 있는 지도부에 미스라타로 방독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스라타에서는 두 달 전부터 카다피 부대가 포위 공격을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수백 명에 달한다. 카다피 부대는 한때 이 도시의 중심부까지 장악했으나 지난주 나토의 공습과 반군의 반격으로 도시 외곽으로 후퇴했다.
카다피 부대에 의해 육로가 차단된 미스라타의 주민들은 지중해를 통해 구호품 등을 전달받으며 카다피 세력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리비아 정부는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에도 현재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카다피 측은 그간 반정부 시위와 반군의 봉기 배후에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