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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직장 다녀도 아이들 잘 자란다, 소득 넉넉치 않은 워킹맘 가정…자녀들가 두뇌에 긍정적 작용

Los Angeles

2011.05.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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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직장에 다녀도 아이들은 잘 자란다.” 어린 아이들을 보육 시설이나 베이비 시터에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엄마들은 자녀가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않고도 잘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해 그다지 큰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소득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오히려 엄마가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오는 편이 아이들의 두뇌, 정서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소타 대학과 UC 어바인 공동 연구팀은 지난 50년간 이뤄진 '엄마의 취업과 어린 자녀들의 발달 상관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을 취합해 분석했다. 공동 연구팀이 분석한 논문들은 1960~2010년 발표된 것들로 모두 69편이었다. 분석 결과는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엄마들의 취업이 자녀의 학업 정서 등에 대체로 큰 악영향이 없다는 것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레이철 루카스-톰슨 박사와 UC 어바인의 조앤 프라우즈 웬디 골드버그 박사 등 3인이 주도적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 분석은 엄마가 취업한 가정의 아이들의 학업 성적 지능 지수 행동 발달 등 3가지 분야에 초점을 뒀다. 성적과 지능지수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자료를 분석했으며 행동 발달은 분노 불안감 위축감 공격성 등 내적 외적 행동상의 문제점 등을 고루 살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1960년대나 1990년대 2000년대 등 시대에 관계없이 엄마의 취업이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소득층이나 싱글맘 가정에서는 엄마가 자녀를 보육시설 등에 맡기고 취업하는 편이 되레 자녀들의 성적과 지능 행동 발달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의 루카스-톰슨 박사는 "엄마가 취업해 있는 가정이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경제적으로 형편이 낫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여러모로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이 이번에 분석한 69편의 기존 논문들은 대부분 최소 수년간의 추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들이어서 신뢰성이 특히 높은 것으로 학계에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연구 분석은 자녀가 만 3살이 되기 이전에 엄마들이 취업하거나 직장으로 다시 복귀한 경우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편 엄마들의 취업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계층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싱글맘이 아닌 양부모가 다 있는 가정에서는 엄마가 취업한 경우 자녀들이 시간이 갈수록 성취도가 조금씩 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산층 가정의 엄마 취업과 관련해 한층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이가 태어나 한살이 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중산층 가정의 엄마가 풀타임으로 취업한다면 아이들의 공격성 등이 미약하지만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기 때문이다.

루카스-톰슨 교수는 이와 관련 "재정적으로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는 자녀가 아주 어릴 때 엄마가 (파트 타임이 아닌) 풀타임으로 취업하는 게 자녀의 정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 결과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시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엄마들의 취업이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전반적으로 없거나 미미하기는 하지만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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