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라이즈메이즈'(Bridesmaids)는 인기 TV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캐서린 위그가 직접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맡아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친 코미디다.
감독: 폴 페이그 주연: 캐서린 위그, 마야 루돌프, 크리스 오도우 등 장르: 코미디 등급: R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의 무시무시한 공습이 시작된 여름 극장가에서 한 템포 쉬는 느낌으로 느긋하고 편하게 앉아 배꼽 잡고 웃다 나오면 그만인 그야말로 유쾌발랄한 영화이기도 하다.
노처녀 애니(캐서린 위그)의 삶은 우울하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베이커리는 처참하게 망했고 만나는 남자는 그저 '인조이'만 할 뿐 책임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다 큰 동생과 여자친구가 동거하는 집에 얹혀 살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 렌트비를 보탤 형편도 안 돼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심지어 절친인 릴리안(마야 루돌프)이 결혼을 한다며 메이드 오브 아너(Maid of honor)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마음처럼 근사한 브라이들 샤워나 결혼식 준비가 쉽지 않다. 게다가 함께 들러리를 서기로 한 네 여자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그 중에서도 돈 많고 예쁜 헬렌이란 여자는 각별히 눈에 거슬린다.
릴리안과 안 지 8개월 밖에 안됐다는데 애니를 따돌리고 베스트 프렌드 자릴 차지하기라도 하려는 듯 온갖 정성을 쏟아부어 결혼식을 준비하려는 것. 결국 애니의 인내심은 폭발을 하고 결혼식 준비는 엉망이 돼 버린다.
'브라이즈메이즈'는 여성들의 마음을 낱낱이 읽어 섬세하게 그려 낸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다.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질투나 경쟁 괜한 자격지심으로 스스로를 망치는 어리석음 등이 영화 전반에 기발하게 녹아 있다.
소위 말하는 특A급 배우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지만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 없이 코믹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냈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배우들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더 공감이 가는 면도 있다. 여자 친구들끼리 함께 가 한 바탕 웃어제치고 오고 싶다면 주저없이 추천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