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고산병] 증상 심해지면 뇌부종까지 생겨
이영직/이영직 내과 원장
의류업에 종사하는 40대 중반의 정모씨는 가족들과 함께 스키장을 찾았다. 스키장이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스키장 도착 첫날부터 심한 두통과 함께 호흡곤란을 느꼈다. 숨찬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고 둘째 날에는 두통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스키장 근처의 클리닉을 찾은 정씨는 자신이 고산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사흘 째 되는 날 낮은 지대로 내려온 후에 정씨의 두통과 숨찬 증상은 사라졌다.
1만피트(약 3000미터) 이상의 고지대를 올라가면 일반인의 약 40~50%가 고산병 증상을 느낀다고 한다. 고산병의 증상은 두통이나 피로감 어지럼증 입맛이 없어지고 잠을 자주 깨기도 한다. 또 구토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뇌부종이 생기면서 심한 무력감과 함께 걸음을 똑바로 걸을 수 없고 의식 상실이 나타날 수도 있다. 폐에 물이 차는 질환인 폐부종의 증상은 기침을 하고 심한 호흡곤란을 느끼면서 가래 양이 증가할 수 있다.
고산병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인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에 고산병 증상을 겪은 경우. 둘째 고지대에 올라가기 전에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한 경우. 셋째 고지대에 빨리 올라갈 때. 넷째 흡연자나 만성 기관지 폐색증 심장질환과 같이 심장 호흡기 질환의 병력을 가지고 있을 때는 고산병을 심하게 앓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고지대에서는 혈당수치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효소반응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당을 측정할 때는 집에서 사용하던 조절용액을 휴대하면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앓았다면 고지대를 여행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을 받도록 하고 여행 중 가슴이 아프거나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바로 의료진을 찾도록 한다. 만성 기관지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평소에 산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산소량을 올려야 하고 집에서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숨이 심하게 차면 산소를 사용하도록 한다.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고지대를 올라가는 것과 함께 고산병의 증상들을 미리 알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산병 치료는 증상에 따라 할 수 있는데 타이레놀이나 에드빌(Advil) 등으로 두통을 치료할 수 있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평소에 커피를 마셨다면 고지대에 있는 동안에도 계속 마시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갑자기 커피를 끊을 경우에는 금단증상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세타졸아마이드 (Acetazolamide)는 이뇨제의 일종으로서 고산병을 예방 및 치료에 많이 사용한다. 호흡곤란을 느낄 때는 산소치료가 도움이 되고 뇌부종이나 폐부종과 같은 심한 합병증이 발생할 때는 휴대용 고압산소 탱크가 도움이 되는데 이는 짧은 시간에 혈중 산소농도를 증가시켜서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뇌부종이나 폐부종은 응급상황이므로 의료진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고산병의 원인은 혈중산소가 낮아져서 발생하므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주거나 산소가 풍부한 저지대로 내려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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