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정어머니께서 여러 가지 힘든 조건 속에서도 저희들을 잘 길러주셨습니다.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저희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릴 수는 없으니 어머니를 만나고 나올 때는 울면서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좋은 마음으로 전화를 드리고도 끊을 때는 꼭 싸우게 됩니다.
지나간 시간이 힘들었던 것은 이해하면서도 제가 아이 낳을 때가 멀지 않았는데 만날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3개월 전에 허리 수술을 하셨는데 그 후로 마음이 더 안 좋으신 것 같습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되었나 몸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일만 하고 살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한탄하십니다. 큰딸로서 엄마가 그러시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되고 불쌍한 마음에 잘해드리고 싶지만 막상 엄마가 원하는 만큼 해줄 수 있는 입장도 안 되고 능력도 안 되어 괴롭습니다.
A. 어머니를 생각하지 말고 내 아기를 생각해서 결단을 내리시면 좋겠습니다. 내 아기에게 좋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겠지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무엇보다 내 아기에게 복이 되도록 보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아이를 위해 복을 쌓으려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같은 곳에 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가장 절박하게 내 도움을 구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어머니입니다. 내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늘 옆에 붙어서 도움을 애원하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시다고 생각하십시오.
지금은 나무에 거름 주듯이 아이를 위해 복을 지어야 할 때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간절히 내 도움을 구하는 이가 어머니이기 때문에 거기에 복을 지으면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양로원에 보시하는 마음으로 내어주세요. 만약 제가 지금 질문자에게 1000만 원을 보시하지 않으면 태어날 아이에게 큰일이 생길 거라고 말한다면 망설임 없이 내어 놓을 것 아니겠습니까? 바로 그런 마음으로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시하십시오.
그런 다음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남편과도 의논해서 어머니가 원하는 도움을 남편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가까운 곳에서 늘 도움을 구하는 사람 가장 간절히 도움을 애원하는 장모님에게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주말마다 찾아가 보살펴 드리면 되겠습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장모라 생각하지 말고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이제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서 어떤 전화가 오더라도 항상 "네 네. 어머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도록 하세요. 특별히 잘해드리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그저 말씀하시는 대로 대답하기만 하면 됩니다. 돌아가셔서 오늘부터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신세 한탄을 하시거든 "어머니 힘드시죠? 네 네." 하고 대답하고 절대로 말대꾸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고집하려 드니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지 나를 내려놓고 보면 한없이 쉬운 일입니다. 대답만 해놓고 왜 말한 대로 해주지 않느냐고 따지시면 또 그저 "죄송합니다" 하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는 연습을 하세요.
아이 가진 엄마가 자꾸 신경을 쓰면 태중의 아기에게 좋지 않습니다. 아이한테 나쁜 짓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어머니와의 문제가 현재의 원인을 만들어서 미래의 과보를 낫는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복을 지어야 아기에게 복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 110329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