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로 뉴욕의 악명 높은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 독방에 수감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사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 의장을 맡고 있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지난 16일 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도미니크와는 오랜 지인이다. 수갑을 찬 채 경찰에 이끌려 다니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곤혹스러웠고 참으로 서글펐다"고 말했다.
그러나 17일 열린 정례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융커 총리와 한 테이블에 앉은 여성 동료들은 융커 총리의 심경과는 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마리아 페크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과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전락한 스트로스-칸 IMF 총재의 자진 사임을 압박하고 나선 것.
크터 장관은 이날 EU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마주친 기자들에게 "법원에 의해 보석신청이 기각된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 때 그(스트로스-칸)는 자신이 IMF에 상처를 입히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는 IMF에 누를 끼치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에 다름없다. 살가도 장관도 "스트로스-칸 총재는 자신에게 지워진 '매우 심각한' 혐의를 감안했을 때 자진사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살가도 장관은 또 "피해 여성이 주장하는 바가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내가 누군가에게 연대감과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면 나는 (스트로스-칸이 아니라) 피해 여성에게 연대감과 지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도 17일 윌리엄 머레이 대변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메일에서 "IMF 총재의 면책특권은 제한돼 있으며 이번 사안에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IMF가 스트로스-칸 총재의 성폭행 미수 혐의 건에 대해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힘에 따라 스트로스-칸 총재는 미국 당국의 엄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