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부인인 안 생클레르 여사의 '투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프랑스 신문 르 몽드가 19일 보도했다.
르 몽드는 '끝까지 투지를 보이는 생클레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936년 반파시즘 인민전선내각의 수반에 올랐던 레옹 블륌 이후 75년 만에 유대인 대통령을 만들고자 했던 생클레르의 투지와 집념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동갑내기로 스트로스-칸의 세번째 부인인 생클레르는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십수년간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던 TV 대담프로의 앵커 자리를 포기했으며 자신이 갖고 있던 최대 자산인 인적 네트워크를 스트로스-칸에게 넘겨줬다. 측근들은 생클레르가 스트로스-칸 총재의 야망을 실현할 비장의 카드였으며 남편을 수시로 독려하고 자금을 조달하며 보호했다고 말했다.
유명한 화상이던 할아버지로부터 수억 유로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산되는 생클레르는 스트로스-칸이 1999년 당시 재무장관직을 내놓게 했던 스캔들이 무혐의로 종결되자 비서진과 여론조사 비용 등 그의 정계복귀를 위한 온갖 수단을 제공했다. 측근들이 스트로스-칸 총재보다 더 대통령이 되는 것을 갈망하는 사람이 생클레르라고 여길 정도였다.
생클레르의 한 친구는 "생클레르는 늘 레옹 블륌 이후 75년 만에 프랑스인이 유대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면서 "역사에 대한 큰 복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클레르는 사람들이 남편의 바람기를 언급하면 이를 부인하며 절교까지 하기도 했는데 2008년 스트로스-칸 총재와 IMF 직원 간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졌을 때 블로그에 "어느 부부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룻밤의 모험은 이제 지나갔다.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서로를 사랑한다"고 적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