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에 타서 피곤한 몸이나 발을 담그는데 흔히 사용되는 ‘엡섬 소금’은 황산 마그네슘을 일컫는 말이다.
엡섬 소금이라는 이름은 영국 엡섬 지방의 우물 이름에서유래된 것으로, 1629년 두명의 네덜란드 외교관이 엡섬 우물을 처음 발견한 후, ‘온천에 가는 것보다 훨씬 싸고 간편한 방법으로 신체의 각종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물’로 국민들에게 사용하도록 하도록 왕에게 권유하면서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
엡섬 소금은 배변제와 같은 완화제로도 사용되지만 맛이 쓴 탓에 식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물에 타서 미용이나 각종 통증 치유에 애용돼 오고 있다.
또 부풀어 오른 피부나 근육을 진정시켜주는 근육긴장제, 그리고 염색시 색상 고정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젤리류의 음식을 만들 때 응고매체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엡섬 소금 속의 마그네슘 이온이 젤리 젤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대두를 간 물을 두부로 응고시킬 때 엡섬 소금을 응고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엡섬 소금의 주성분인 마그네슘은 식물 성장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그네슘은 토양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지만, 모든 식물이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하지는 못하며, 원래 마그네슘이 충분한 토양이라도 잦은 비로 씻겨나갈 수도 있으므로 엡섬 소금이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다.
엡섬 소금의 또 다른 주성분인 황산은 자연의 토양에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상품화된 토양에는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퇴비나 거름과 같은 유기물질에는 대개 황산이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황산 성분이 부족한 토양의 경우에는 엡섬 소금을 토양에 뿌려줌으로써 이를 보충 해 줄 수 있다.
식물은 마그네슘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잘 자라지 않는다. 마그네슘이 심각하게 부족하면 잎이 노래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은 오래된 잎에서 시작해 보다 작은 잎으로 번져간다.
마그네슘은 엽록소 형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며 성장과 개화를 돕고 질병을 물리치는데 필요한 물질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엡섬 소금을 식물에 뿌려주면 꽃과 잎사귀의 색깔을 아름답게 해주고 꽃과 열매가 풍부해지도록 도와주며 뿌리와 줄기의 기능을 강화시킨다.
일반 소금이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엡섬 소금 역시 발끝에서 머리카락에 이르기까지 미용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엡섬 소금은 피부를 깨끗이 씻어주고 죽은 세포를 벗겨내는 작용을 한다.
젖은 피부에 엡섬 소금을 한줌 뿌려 발부터 시작해 위로 올라오면서 맛사지해준 다음 욕조의 따뜻한 물에 2컵 정도의 엡섬 소금을 녹인 뒤 몸을 담가 씻으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근육의 긴장도 풀어준다.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많은 경우에도 샴푸 반 컵에 엡섬 소금을 약 9 테이블스푼 비율로 섞어주면 지방성 머리카락을 위한 특수 샴푸가 된다. 엡섬 소금이 머리카락의 지방분을 흡수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섞은 샴푸를 마른 머리카락에 약 1테이블스푼 발라 골고루 맛사지한 다음 차가운 물로 헹구면 머리카락의 지방질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잦은 헤어스프레이나 젤 사용으로 머리카락이 손상되었을 경우에도 엡섬 소금으로 머리카락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
1갤런의 증류수에 레몬 주스 1컵, 엡섬 소금 1컵을 섞은 다음 뚜껑을 닫고 24시간 놔 둔다. 이렇게 준비한 물을 마른 머리카락에 부은 뒤 약 20분 두었다가 보통 때와 같이 샴푸를 하도록 한다.
그 다음 컨디셔너 3 테이블스푼에 엡섬 소금을 3 테이블스푼 섞은 뒤 20분간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머리에 문질러 20분 가량 두었다가 따뜻한 물로 씻어내면 머리결의 볼륨이 보다 풍부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각종 식물에 엡섬소금을 사용하는 방법
◇토마토: 토마토를 옮겨심기 전에 2∼3 테이블스푼씩 토양 속에 넣어주면 건강한 꽃이 피는 것을 돕는다. 토마토는 특히 마그네슘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이므로 엡섬 소금이 아주 요긴하게 사용된다. 토마토를 심기 전에 구멍마다 1 테이블스푼씩 넣어주거나, 한달에 한번꼴로 주변에 엡섬 소금을 뿌려 토양에 섞어주면 좋다.
◇장미: 장미 1피트 길이 마다 1 티스푼의 비율로 뿌리 부근에 뿌려주면 개화를 돕고 잎이 훨씬 푸르러진다.
◇잔디: 2천5백스퀘어피트당 4 파운드 비율로 뿌려준다. 혹은 엡섬 소금 1 컵, 리스터린 1 컵, 물비누 1 컵, 암모니아 1 컵, 맥주 2 캔의 비율로 섞어 2천5백스퀘어피트당 1 쿼트 정도로 뿌려주면 싱싱하고 푸른 잔디를 가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