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인물열전] 안디바
이상명 교수/미주장료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그 쿠데타의 과정 중 '누에바 깐시온'(Nueva Cancion.'새로운 노래'라는 뜻) 운동을 벌이던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는 임시 정치범 수용소로 변해버린 칠레 스타디움으로 연행되었다.
그곳으로 끌려온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기타를 집어 들고 인민연합 찬가 '벤세레모스'(Venseremos.'우리 승리하리라')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노래에 화가 난 군인들은 소총 개머리판으로 그의 두 팔을 짓이겼다.
그래도 그가 계속 노래 부르자 그를 향해 총을 연거푸 쏘았다. 그가 되살아날까 두려워하기라도 하듯 수십 발의 총탄이 그의 몸 곳곳에 박혔다. 그 때 한 군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디 한 번 계속 불러봐. 이래도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
하라는 기타와 노래로 독재정권에 저항하였다.
그리고 그의 노래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신학교와 군대를 마치고 연극과 노래로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하라는 이 시대의 순교자였다.
제국주의나 독재정권에 맞서 몸으로 항거한 이들의 희생 때문에 역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신약성서 시대에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지조와 절개를 지키기 위하여 제국주의 체제에 온 몸으로 저항한 이가 있었다. 결국 그는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그의 이름은 안디바이다.
제국주의 종교에 저항한 순교자
기원후 1세기 로마제국은 다인종 다문화 다종교 사회였다. 로마제국의 광활한 영토는 영국에서 유프라테스 다뉴브 강에서 북아프리카에 이르렀다. 로마제국은 이러한 다양성과 광활한 영토를 하나로 묶는 정치-종교적 이념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통치이념을 위하여 로마제국은 '왕은 신성하다'는 사상을 동방의 전제적 군주주의로부터 도입한 후 신민(臣民)들에게 황제를 신격화하여 그를 숭배하는 황제숭배의식(Imperial cult)을 시행하였다.
특히 소아시아 지역(지금의 터키)은 로마 황제를 향한 총독들의 충성 경쟁이 치열한 나머지 주민들을 황제숭배의식에 최대한 동원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 의식은 주민들로 하여금 "가이사(황제)는 주님이시다!"고 외치게 하였고 황제의 신상 앞에 포도주와 향을 바치게 하였다. 이러한 황제 신전은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에 세워졌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주님이심을 믿고 고백한 크리스천들은 황제숭배의식을 거부하였다. 결국 제국의 정치-종교적 이념의 칼은 이에 맞선 한 사람을 처단하였다. '사탄의 권좌'(황제 신전)가 있던 버가모 교회의 교인이었던 안디바가 그 첫 희생자가 되었다.
계시록은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짧게 기록해 놓고 있다. "네가 어디에 사는지를 내가 아노니 거기는 사탄의 권좌가 있는 데라 네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너희 가운데 곧 사탄이 사는 곳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나를 믿는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였도다."
안디바의 순교는 다가올 큰 환란의 서곡이었다. 안디바는 그의 이름 뜻대로 하나님께 대항하는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대하는 충성된 증인이었다.
그 저항은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마음의 발로였고 무자비한 군사력으로 달성한 거짓 평화(소위 '팍스 로마나')를 선전하는 제국의 통치 질서에 대한 저항이었다.
안디바는 결국 그의 피로써 로마제국의 그 악마적 본성을 증명한 셈이다. 로마제국이 자신의 프로빈키아(속주)를 복종시키기 위하여 곳곳에 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한 최악의 고문 도구인 십자가에 예수께서 친히 달리신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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