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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옷만 입어! 윔블던의 명령, 그래도 튀는 선수들

Los Angeles

2011.06.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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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다테 잡고 3회전 안착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134년의 보수적인 전통을 지키면서도 이를 살짝 비켜가려는 젊은 선수들의 위트가 돋보인다.
윔블던을 주관하는 '올잉글랜드 론 테니스 앤드 크로켓 클럽'은 선수들이 반드시 흰색 옷을 입도록 규정하고 있다. 1877년 시작해 올해 125회째를 맡는 윔블던이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는 보수적인 전통이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반항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85년 앤 화이트(미국)는 온몸에 딱 달라붙는 라이크라 운동복을 입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거의 내복 수준이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역대 윔블던에서 화제가 된 패션을 모은 '윔블던의 패션 보고서'라는 칼럼을 지난 18일 게재했는데 화이트의 복장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안드레 아가시는 윔블던의 '흰색' 역사를 두고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면서 88년부터 아예 3년간 윔블던 출전을 거부했다. 잔디코트 성적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윔블던의 드레스코드에 대한 반항이었다. 2007년에는 타티아나 골로뱅(프랑스)이 흰색 미니스커트 안에 새빨간 속바지를 입고 나왔다. 치마가 날리면서 빨간색이 드러나자 대회 주최 측이 이를 문제 삼았고 논쟁 끝에 규정위반은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턱시도 스타일의 민소매 상의와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 샤라포바는 당시 "흰옷을 입으면서 남들과 달라 보이기가 쉽지 않아서 이 옷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해 서리나 윌리엄스는 흰색 레인코트를 걸치고 나왔다.
올해는 비너스 윌리엄스의 흰색 점프수트(상.하의가 통으로 붙은 옷)가 화제다. 어깨 부분은 그리스 여신처럼 나풀거리고 등 부분은 훤하게 파였다. 이 옷을 직접 디자인한 윌리엄스는 "놀라움을 주려고 노출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비너스(30위)는 22일 여자단식 2회전에서 다테 기미코 크룸(57위.일본)을 2-1(6〈6>-7 6-3 8-6)로 꺾었다. 2000 2001 2005 2007 그리고 2008년에 윔블던을 제패했던 윌리엄스는 최고 시속 193㎞에 이르는 강서브를 앞세워 서브 에이스 12개를 퍼부어 다테를 물리쳤다.
1996년 이 대회 4강에 오른 이후 15년 만에 윔블던 단식에서 승리를 따내 2회전에 오른 40세 베테랑 다테는 10살 어린 윌리엄스를 상대로 3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탈락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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