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US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화이트삭스의 라이벌전은 많은 시카고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2승 1패로 사우스사이더가 우세했다. 물론 올해 두 팀의 성적이 썩 좋지는 않기 때문에 예년과 같은 치열한 신경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카고 라이벌전답게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컵스의 카를로스 페냐는 3게임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화이트삭스의 폴 코너코는 2게임 연속 홈런으로 응수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떠오르는 유격수인 스탈린 카스트로는 US셀룰러필드 내야를 휘저으며 멋진 수비를 뽐냈다. 카를로스 잠브라노는 1회 3실점 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동료와 언쟁하는 불상사를 막았다. 화이트삭스의 마무리 서지오 산토스도 어김없이 뒷문을 틀어막았다. 아지 기옌이 심판으로부터 퇴장당하자 상대팀 포수의 헬멧을 발로 찬 것이나 제이크 피비와 A.J. 피에르젠스키 간 덕아웃 언쟁은 양념같이 라이벌전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두 팀은 정규시즌이 중반에 가깝지만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23일까지 컵스는 30승 44패로 지구 선두와 무려 10게임이나 차이가 난다. 그마나 상황이 나은 화이트삭스도 37승 39패로 승률이 5할 밑이고 선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4게임반 뒤졌다. 더군다나 컵스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감독과 단장의 경질설 등으로 잠잠한 날이 없다. 화이트삭스도 선발투수 제이크 피비의 긴 부상공백으로 제대로 힘을 쓰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크로스타운 클래식에서 보여준 두 팀의 승부는 성적에 관계없이 흥미진진했다. 친한 친구나 이웃사촌 간에도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모습에서 시카고언들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컵스와 화이트삭스는 내달 1일부터 장소를 리글리필드로 옮겨 다시 한번 3연전을 갖는다. 올 라이벌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