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경은 우리가 매일 섭취해야 할 영혼의 양식이기 때문에 성경읽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경 안에 닫힌 부분이 있기에 문자적으로 해석하다가는 전혀 엉뚱한 데로 가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한 것이지요."
한인 신자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송봉모 신부(예수회 서강대 종교학 교수)가 처음으로 남가주에서 성경대학을 실시했다. 지난 24일(금 오후 6시 30분~9시 30분)부터 3일 동안 진행된 성경대학은 멀리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에서까지 신자들이 강의를 들으러 와 강의실로 사용했던 한인타운의 성 아그네스 성당이 가득찼다.
송 신부의 성경대학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에서는 유명하다. 모두 6차례(6학기)로 일년에 두 번 열리기 때문에 전 강의를 다 듣기 위해서는 3년이 걸린다. 남가주 성경대학은 여름과 겨울에 있게 된다. 성경대학을 준비한 성 아그네스 성당의 최대제 주임신부는 "송 신부님의 방학기간을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두번 째 강의는 내년 1월 초순에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2학기는 4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탄생과 공생활 3 4학기는 사도행전과 바오로서간을 통한 초대교회의 모습 5 6학기는 요한복음에서 보여준 예수의 생애를 다루게 된다.
첫 날 가득 메운 신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 송 신부는 "나 자신도 24살 때 수도회에 들어 오면서 처음으로 성경을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며 "공부하기 전에 성경을 읽을 때는 지식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혼자서 혼란도 많이 겪었다"며 왜 성경공부를 해야 하는 지를 다시 짚었다.
성경대학의 목적이 단순히 성경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님도 아울러 지적했다. 성경 속에서 예수의 모습을 올바르게 찾아내어 이해함으로써 '그 분을 진정한 스승으로 삼아 그대로 따라 살기'위해서다. 송 신부는 "따라서 강의를 들으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목적의 하나"라고 말했다.
신앙생활을 하는데 별다른 감동을 못느끼고 있는 것도 그만큼 성경을 읽지 않고 또 모르기 때문이라며 대학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한 설문조사의 답을 몇 가지 소개했다.
'10계명은 예수님께서 올리브동산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았다' '예수님은 로마에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 '오순절날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려 주었다' '홍해에서 예수님이 사도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등. 또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것을 적으라 했더니 '데이트' '선물' '크리스마스 장식' '올 나이트' 등으로 '예수님 탄생'은 한 사람도 없었다.
송 신부는 "자녀는 부모를 대변한다"며 "성경을 모르면 신앙생활이 힘들고 우리의 일상 삶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성경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모르기 때문에 용은 쓰지만 쉽게 진이 빠지게 된다. "아는 만큼 보고 보는 만큼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는 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을 사랑한다면서 성경을 읽지 않고 있다면 사랑하고 있는 그 대상은 내가 만든 환상일 뿐"이라며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