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Cinema Review] 끔찍한 보스들 (Horrible Bosses)

Los Angeles

2011.07.07 17:4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감독:세스 고든
출연:제이슨 베이트먼, 찰리 데이, 제이슨 서데이키스
장르:코미디
등급: R


끔찍한 상상 하지만 실제로 벌어질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쯤은 해 볼만한 발칙하고 유쾌한 상상.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회사의 상사를 눈 딱 감고 처단해버리겠다 마음먹고 행동에 옮기는 세 남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묘하게 아슬아슬하고 짜릿하다.

영화 '끔찍한 보스들'에는 직장생활에 치이고 찌든 세 남자가 나온다. 셋 다 자신들을 괴롭히는 망나니 상사들 때문에 사는 게 괴로운 불쌍한 영혼들이다. 닉(제이슨 베이트먼)의 상사는 승진을 미끼로 그를 노예 부리듯 하지만 막상 중요할 때는 뒤통수를 치는 게 일이다.

데일(찰리 데이)의 여자 상사는 직장 내에서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성희롱 한다. 커트(제이슨 서데이키스)에겐 존경하고 따르던 상사가 있었지만 그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후 망나니 아들이 떡하니 사장 자리에 앉아 회사를 엉망으로 만들어 미칠 지경이다.

박차고 나간다고 딱히 뾰족한 수가 없는 세 사람. 죽은 셈 치고 견딜 때까지 견뎌보자 서로 다독이지만 어느새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하고 이들은 독한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서로의 상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어디서든 치이는 게 일상인 세 사람에게 살인이란 맘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들의 범죄 계획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끔찍한 보스들'은 여름 시즌 대목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대작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틈새 시장을 비집고 나온 '한 템포 쉬어가는' 영화다. 화려한 볼거리나 특수효과는 없지만 시종 코믹하게 흘러가는 '미운 상사 죽이기' 프로젝트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세 주인공 중 하나쯤에는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캐릭터 설정이 훌륭하다. 자잘하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적당히 황당하면서도 한편은 그럼직하게 느껴지는 균형 조절을 훌륭히 해낸다.

세 주인공의 연기 앙상블도 뛰어나지만 조연으로 줄줄이 얼굴을 내미는 제니퍼 애니스턴 제이미 폭스 케빈 스페이시 등 톱스타들의 감초 연기가 압권이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