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위대한 시리즈였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마법으로 홀렸던 해리 포터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 2'로 막을 내린다.
팬들로서는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울 일이다. 시리즈 중 단연 최고로 꼽을 만한 역작을 통해 이 거대했던 이야기의 매듭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토록 훌륭한 마지막 한 편을 만들기 위해 그 오랜 시간을 꾸준히 달려왔나 싶을 만큼 해리 포터의 최종회는 그 이름 값을 한다.
이야기는 파트 1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어둠의 마법사인 볼드모트와 '끝장'을 보기 위한 여정을 계속한다.
지난해 개봉됐던 파트 1은 지루했다. 어두웠고 장황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파트 2를 위한 준비였다. 파트 1이 발단과 전개의 과정을 맡았다면 파트 2는 위기 절정 결말을 책임졌다.
잠시 쉴 틈도 없다. 영화 시작과 함께 관객은 모두 턱 밑까지 몰아치는 숨을 참아가며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와 숨고 도망치고 싸워야 한다.
해리와 친구들은 결국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볼드모트와 최후의 전투를 벌인다.
이 부분이 압권이다. 해리를 지키기 위해 교수들이 마법 지팡이를 높이 들어 성 전체에 보호막을 치는 장면은 가슴이 두근댈 만큼 감동적이다.
공포와 위험에 맞서 친구를 감싸는 호그와트 학생들의 모습도 가슴이 짠해진다. 결국 영화는 호그와트라는 공간과 '마법'과 '우정'이라는 기본 키워드에 충실히 돌아가며 가장 큰 울림을 만들어낸 것이다.
해리가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홀로 볼드모트 군단을 찾아가는 장면 또한 뭉클하다. '죽을 준비가 됐어(I'm ready to die)'라 읊조리는 해리 앞에 그토록 그리워 했던 부모의 잔상이 나타나 '마지막 순간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 것'이라 말하는 장면은 훌륭한 '가족 드라마'로서의 해리 포터 시리즈를 완성해주는 것만 같다.
엔딩도 상큼하다. 최후의 전투가 끝난 지 19년 후 해리와 지니 론과 헤르미온느의 아들 딸이 각각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위해 킹스크로스역 9와 4분의3 플랫폼에서 기차에 오르는 장면으로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최고의 팬서비스다. 참 잘 만들었고 참 잘 끝맺었다. 해리 포터는 참으로 위대했다.
시리즈마다 유례없는 '대박 신화' 해리 포터의 각종 기록들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 대니얼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등 '해리포터 삼총사'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며 전 세계의 기대를 모은 영화판 해리 포터가 첫 선을 보였다. 크리스 컬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2편까지 영화를 연출했다. 흥행수입은 3억1760만 달러. ◆2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2002) 스피디한 퀴디치 경기 충성스런 집요정 도비 화장실에서 엉엉 우는 왕따 유령 모우닝 머틀 몸무게 4톤의 거대거미 아라고그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흥행수입은 2억6200만 달러.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2004) 말과 독수리를 반씩 섞은 벅빅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성격파 배우 게리 올드먼이 해리의 양아버지 시리우스 블랙으로 출연했다. 알폰소 쿠아란 감독이 새로 연출을 맡았다. 흥행수입은 2억5000만 달러. ◆4편 해리 포터와 불의 잔 (2005)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로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배우 랠프 파인즈가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크 네웰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았다. 흥행수입은 2억9000만 달러. ◆5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2007) 성장한 세 아이들과 불사조 기사단의 활약 해리의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내용이 포함됐다.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첫 연출을 맡아 최종회까지 시리즈를 책임졌다. 흥행수입은 2억9200만 달러. ◆6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2009) '호그와트 연애학교'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연애담이 담겼다. 주인공들이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리즈로 때 마침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외모의 변화가 두드러졌던 주인공들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행수입은 3억200만 달러. ◆7편 '죽음의 성물1'(2010) 시리즈 물 중 최초로 한 편이 2개의 파트로 나뉘어 제작됐다. 예술적 색채가 짙어진데다 파트 2를 위한 지루한 이야기 전개가 주를 이뤄 우려를 샀지만 팬들에게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흥행수입은 2억9500만 달러. ◆8편 '죽음의 성물2'(2011) 오늘(15일) 개봉. '해리 포터'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최초로 3D로 제작됐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