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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몽 영화칼럼] "빨간 풍선" (1956)

Atlanta

2011.07.2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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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Ballon rouse-칼라-프랑스)
감독·각본 : 알베르 라모리스(Albert Lamorisse)
촬영 : 에드몽 세샹
출연 : 파스칼 라모리스, 죠르즈 셀리에, 뷔라디미르 포포흐, 폴 플레이, 르네 마리옹, 사비느 라모리스

줄거리
파리의 몽마르트에 살고있는 초등학생(파스칼 라모리스)은 어느날 아침 학교에 가는 도중에 가로등에 걸려 있는 커다란 빨간 풍선을 발견한다. 소년은 그것을 가지고 학교에 가지만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날려버린다. 소년이 공부를 끝내고 집으로 갈때 날려보낸 그 풍선이 기다렸다는 듯이 뒤쫓아 온다. 소년은 풍선에 달린 끈을 잡고 집으로 간다. 집 안에 함께 들어가지만 부모가 창밖으로 날려보낸다. 밖에 쫓겨난 풍선은 둥실둥실 집 주변을 떠돌며 딴 곳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이튿날 아침, 소년이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자 풍선이 소년의 뒤를 쫓아가서 교실 안까지 들어가서 소동이 벌어진다. 소년은 풍선 때문에 벌을 받는다. 소년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파란 풍선을 든 소녀를 만나자 빨간 풍선이 뒤쫓아 간다. 소년은 급히 뒤따라가서 빨간 풍선의 끈을 붙잡고 집으로 간다. 집에서는 할머니가 소년을 데리고 교회에 간다. 뒤따라간 풍선이 교회 안에 들어가서 일대 소란이 일어난다.
소년이 빨간 풍선이 그 동네 악동들의 표적이 되어 소년이 과자상점에 들어간 사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풍선을 훔쳐간다. 소년이 악동들을 뒤쫓아가 실컷 시달림을 받은 끝에 간신히 풍선을 되찾자 풍선을 붙잡고 달아난다. 악동들은 소년을 뒤따라가며 고무총으로 풍선을 계속 쏘아댄다. 그 중의 한 발이 적중하여 풍선은 '펑!'하고 공기가 빠지면서 땅에 떨어진다. 그리고 공기가 빠져나가자 마치 사람이 숨을 거두는 것처럼 완전히 움직임을 멈춘다. 소년은 눈물을 머금는다.
그날 밤, 소년은 꿈속에서 가지각색의 수많은 풍선이 슬픔에 잠겨있는 소년에게 모여든다. 소년은 수많은 풍선 속에 묻혀서 파리의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해설
제2차대전 후 프랑스 영화 가운데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단편영화 장르이다. 당시에 프랑스에서 단편영화가 급속도 발전하게 된 것은 1940년부터 53년까지 우수한 단편영화가 영화관에서 의무적으로 상영되도록 규정한 영화정책이 뒷받침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단편영화는 일반 극영화와 달리, 작가의 의도가 제지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우수한 작품들이 창출되었다.
49년 조르즈 프랑쥬의 '짐승의 피', 55년 아랑 레네의 '밤과 안개', 58년 아니에스 발다의 '오페라 무흐', 62년 크리스 마르케르의 '라 쥬떼'등. '빨간 풍선'도 그 중의 하나이다.
라모리스 감독은 그 후에 '멋진 풍선여행'('60), '파리 하늘의 시'('68) 등에서 대담한 공중촬영으로 시정이 넘치는 훌륭한 영화표현을 보여준다.
"빨간 풍선"은 상영시간 36분의 단편이자만 대사란 것은 단 세 마디뿐이고, 내레이션도 없고,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듯이 영상의 흐름만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한 편의 씨네포엠 이다. 촬영을 담당한 에드몽 세샹은 라모리스의 제1회 작품 '백마'('52)에서 함께 작업한 멤버들이다. 56년도 칸'국제영화제 단편영화 그랑쁘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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