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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 눈 많을 수록 강 수위도 빨리 불어난다

Los Angeles

2011.07.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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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생활
강 바닥에 사는 주민들과 강 언덕 쪽에 사는 사람들? 좀 엉뚱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크게 보면 거주지에 따라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북미대륙은 서쪽은 로키산맥 동쪽은 애팔래치안 산맥이 남북 방향으로 달리고 가운데는 대평원이 펼쳐진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북미 대륙의 지형을 인공 위성에서 내려다 보면 대평원은 평평한 강 바닥이고 양쪽의 산맥은 강 언덕 혹은 제방 형태를 하고 있다.

강 바닥에 해당하는 대평원과 중서부 일부 지역은 평소에는 물이 말라있는 건천과 같고 미시시피 강과 미주리 강이 졸졸졸 실개천처럼 그 가운데를 흐르는 형국이다.

강 언덕에 사는 사람들 즉 서부의 캘리포니아나 유타 그리고 동부의 버지니아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그래서 대평원 지역을 연례적으로 괴롭히는 홍수를 선뜻 실감하기 어렵다. 아이오와나 노스 다코타 사우스 다코타 등지의 대평원 지역은 거의 상습적으로 매년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홍수로 몸살을 앓는데 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홍수는 한국이나 미국 서부 혹은 동부나 남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홍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반적인 홍수는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비바람을 몰고 밀어닥치거나 아니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마냥 쏟아질 때 주로 생긴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대평원 홍수는 맑디 맑은 날이 며칠씩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발생한다. 아니 어떤 해는 맑은 날이 오랫 동안 지속될수록 더욱 엄청난 홍수에 시달린다.

대평원에 홍수를 불러오는 주범은 미국과 캐나다까지 뻗어 있는 로키 산맥이다. 겨우내 특히 엄청나게 눈이 많이 내렸던 해일수록 홍수가 기승을 부린다.

봄철 들어 급속한 속도로 로키 산맥에 쌓여있던 눈이 녹으면서 미주리 강 등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강의 수위 또한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것이다. 눈이 녹아 내리는 계절에 비까지 쏟아지면 남한보다 훨씬 큰 면적의 땅들이 순식간에 물 속에 잠기는 끔찍한 일도 종종 발생한다. 마치 우기 때 건천에 대량으로 물이 유입돼 바른 강바닥이 일순간에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미국의 대평원 지역은 전체적으로 볼 때 북쪽에서 남쪽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는 미주리 강과 미시시피 강의 강물이 남쪽으로 흘러가는 까닭이기도 하다. 홍수로 수위가 크게 높아진 미시시피 강물이 북쪽에서 쏟아져 내려오면 이번에는 하구 쪽의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저지대 지역에 비상이 걸린다. 대륙 규모로 형성되는 이런 종류의 홍수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을 하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서부나 동부 지역 사람들이 대평원 지역으로 유학가거나 직장을 얻어 이주할 일이 있다면 지대가 높은 곳의 집을 고르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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