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흥행코드는 추억·향수 그리고 80년대 히트곡
보니 엠의 히트곡 '써니'시작으로
나미 '빙글빙글' 조덕배 '꿈에'까지
시대배경·정서 표현한 음악 화제
'써니'는 80년대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인 만큼 영화 속에는 그 무렵 대한민국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던 당대의 히트곡들이 전면에 배치돼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 소녀들의 서클명이기도 한 보니 엠의 1986년 곡 '써니(Sunny)'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음악에 맞춰 10대 시절과 40대의 현재를 오가며 춤을 추는 배우들의 모습은 영화 전체에서 가장 유쾌한 장면들로 꼽힐 정도.
후반부 슬픔에 잠겨야 할 장면에서도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보니 엠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영화의 백미라 부를만 하다.
리처드 샌더슨의 '리얼리티(Reality)' 또한 주인공의 '짝사랑 송가'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곡은 영화의 주인공 임나미와 첫사랑 한준호와의 인연이 이어질 때마다 흘러나온다. 실제 이 노래가 삽입됐던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 '라 붐'의 패러디 장면도 등장해 관객들을 슬며시 미소 짓게 하는 곡이기도 하다.
조이의 '터치 바이 터치(Touch by Touch)'도 유머러스하게 녹아있다. 이 노래는 '써니' 멤버들이 라이벌 서클과 치고 박고 싸우는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거기다 당시 시대상에 맞게 민주화 운동을 하던 학생 시위단과 경찰들의 전면전도 배경으로 병치시켜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턱 앤 패티의 '타임 애프터 타임(Time After Time)'은 영화의 시작과 끝 지나버린 과거를 돌이켜보는 40대 여자 주인공들의 회상 장면에서 흘러나와 듣는 이의 무릎을 치게 한다.
나미의 '빙글빙글'과 '보이네'는 주인공 소녀 임나미의 이름을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한다. 친구 집에 모여 '빙글빙글'을 틀어놓고 막춤을 춰대는 소녀들의 모습은 '써니'의 명장면 중 하나다. 라디오에 보낸 사연이 소개되며 DJ 이종환이 틀어주는 신청곡으로는 조덕배의 '꿈에'가 흘러나온다.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도 몰래 부모님의 옷을 훔쳐 입고 나가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에 만취해 버린 소녀들의 일탈 장면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와 관객들의 감성을 적신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영화 속 음악 선정과 관련 "1980년대 시대 배경의 디테일을 살리는 방법 중 하나로 적절한 음악을 고르는데 주력했다"며 "영화 음악으로 멋을 부리기보다는 당시의 정서에 맞춰 느낌을 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김준석 음악감독 역시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가사의 깊은 의미와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곡들을 위주로 음악을 골랐다"고 '써니'의 삽입곡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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