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50명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항의시위 일본서 의문 피살 강훈군 1주기 맞아...일본측 "불쾌하다" 일축
광복절인 8월 15일 한인과 미국인 50여명이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1년전 일본에서 의문사한 강훈(미국명 스콧) 군 사건의 진상규명 촉구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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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훈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장가원)는 이날 1시간 30분 동안 벅헤드에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서 "강훈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Justice for Scott Kang), "사건을 재조사하라"고 외쳤다. 시위대는 성조기와 태극기, 그리고 강훈군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한글, 영어, 일본어 플래카드를 들었다. 맞은편에는 일본 측에서 보낸 경비원이 삼엄하게 늘어서 영사관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해 일본에서 의문사한 강군의 1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애틀랜타 출신인 고 강훈군은 뉴욕대(NYU)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작년 8월 일본 여행중 도쿄 신주쿠의 한 건물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개골 함몰로 5일만에 숨졌다. 사건 현장의 엘리베이터 CCTV에는 강군이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한 듯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지난 2월 일본 경찰은 '단순사고사'라며 조지아 주정부 측에 통고했다.
시위에 참가한 김종엽(노크로스 거주)씨는 "일본 경찰의 행동에 너무나도 화가 난다. 어린 시절부터 스콧을 봐 왔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염광장로교회 박은생 담임목사는 "일본은 한국 침략 당시에도 무자비한 만행을 저질렀으며,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광복절과 훈이의 사망 1주년을 맞아 교인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영사관은 한인들의 출입과 시위를 전면통제했다. 고 강군의 아버지 강성원(49) 씨만을 영사관에 들여보냈다. 강씨는 일본측 영사관 관계자와 만나 재수사를 요청하는 자료와 50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강씨는 "일본 정부가 명백한 범죄를 사고사로 처리했다"며 "재조사를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진상을 파악하고자 시위를 열게됐다"고 말했다.
일본측은 침묵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일본내 주미대사관, 워싱턴 D.C.의 일본 대사관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이날 애틀랜타 일본 영사관은 시위에 대해 '불쾌하다(unhappy)'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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