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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내가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

Los Angeles

2011.08.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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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술을 끊었다가 최근 막걸리를 다시 마시고 있다. 막걸리를 마시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예전에 감기에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낫는다고 해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이런 식으로 술을 마셨다. 정확히 약효(?)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술은 잘만 마시면 약주가 되기도 하는가 보다.

지금 내 나이 80을 넘었으니 건강상 술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가 없다. 더욱이 오랜 세월 술을 마신 탓인지 어지럼증이 생겨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갑자기 끊었던 술이 다시 마시고 싶어 술을 찾게 됐는데 바로 그 술이 막걸리였다.

조금씩 막걸리를 며칠 마시는 중에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바로 술로 생긴 어지럼증이 사라진 것이다. 막걸리를 마시면 술에서 깨는 동시에 어지럼증이 사라진다. 마치 소주에 고춧가루를 섞어 마시면 감기가 낫는 것처럼.

지금 한달째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어지럼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그렇게 술 마시는 것에 반대하던 아내도 저녁이면 막걸리를 식탁에 올린다.

막걸리는 일본 사람들도 좋아한다. 서울 명동거리에도 일본인 손님들을 위해 간판에 막걸리를 일본어로 적어 놓고 있다.

최근 일본 의원들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그들이 터무니 없는 억지를 부리며 한국을 방문을 했을 때 막걸리를 한 사발 대접하고 좋아하는 김이나 한 꾸러미 주어서 보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그들이 독도를 방문한다고 해서 독도가 일본 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독도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 그러나 철부지 동생을 대접하고 우리의 막걸리도 자랑할 겸 그들이 좋아하는 우리의 술 막걸리 정도는 먹여서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인환/전 서울시향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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